‘허수아비’도 제구실하는데…

[2017년 9월 8일 / 제137호] photo essay 우용희 기자l승인2017.09.08l수정2017.09.13 10:44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노랗게 물들어가는 가을 들녘을 지키고자 ‘허수아비’가 지역 곳곳에 나타났다. 늘 봐오던 막대에 옷을 입히고 밀짚모자를 쓴 허수아비, 소리도 만들어내려 손에는 비닐을 들기도 한다. 또, 시대의 흐름에 따라 커다란 매를 마치 연처럼 날리고 있는 들녘 지킴이도 등장하고 있다.
‘허수아비’는 ‘헛+우+아비’로 이루어진 말이다. 접두사 ‘헛’은 있지 않은 것, 거짓을 의미하며, ‘아비’는 아버지를 낮춰 이르는 말로 여기서는 ‘사람’을 의미한다. ‘우’는 ‘헛’과 ‘아비’를 이어주는 조음소의 역할이다. 뜻만으로 해석하면 ‘허수아비’는 ‘거짓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로인해 ‘주관 없이 남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는 사람’이나 ‘제구실을 못하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사람’을 ‘허수아비’에 비유해서 사용하며 부정적으로 자주 쓰인다.
최근 영암에도 수확철 농산물 절도가 기승이다. 심지어는 수확기에 접어든 농산물을 아예 밭에서 베어가기도 하면서, 농민들이 밤잠을 설치며 밭에서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일단 농산물 절도는 잡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치안력에 대한 지역민들의 평가는 부정적 의미의 ‘헛+우+아비’로 전락했다. 최소한, 들녘의 새와 짐승을 쫓으려 세운 ‘허수아비’는 우리 농촌을 지키는 ‘도우미’이다. 정녕 우리의 치안력에게 들녘의 도우미 ‘허수아비’보다 더 큰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일까?
“허수아비도 제구실을 한다”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무능한 사람일지라도 나름대로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헛+우+아비’든 ‘허수아비’든 들녘이 물들어 갈수록 풍년을 갈망하는 농민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것만큼 시급한 것은 없다.

우용희 기자  editor@wooriy.com
<저작권자 © 영암우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용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 중앙로 42-2(2F)   |   대표전화 : 061-472-1470   |   팩스 : 061-472-1469
등록번호 : 전남 다 00347   |   발행처 : 영암언론협동조합   |   발행인 : 박 웅   |   편집인 : 우용희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 웅
Copyright © 2017 영암우리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