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태워버릴 듯했던 살인적인 무더위가 어느새 물러나고 청명한 가을의 색을 입었던 지난달 26일 세월호의 온전한 수습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시간이 오후 2시에 다다르자 목포역으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어떤 이들은 세월호의 색을 상징하는 노란색 조끼를 입고 어떤 이들은 가슴에 노란 리본 배지를 달고 있었다. 몇몇에 불과했던 군중은 금세 목포역 광장을 가득 메웠다.
그리고 목포역 광장에서는 지난 2014년 4월16일 승객 300여명과 진실과 함께 진도 앞바다에 침몰해버린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와 신항에 거치된 지 5개월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들에 대한 온전한 수습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세월호를 상징하는 상처 입은 대형 고래 애드벌룬이 목포역 광장 한가운데 높게 떠오르자 점차 잊혀 가던 4·16 참사의 기억을 자신의 휴대폰에 간직하고자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영암군민주단체협의회 소속 단체에서도 대거 참석해 세월호의 아픔과 슬픔 그리고 기억을 하는데 동참했다. 참석자들은 목포역에서 버스터미널까지 약 4.5㎞에 이르는 거리행진도 함께하며 세월호 진실에 함구하고 있는 해수부 관계자 처벌을 촉구했다.
행진이 끝나자 다시 세월호가 거치되어 있는 목포신항으로 참가자들의 발걸음이 옮겨졌다. 다시 한번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수습 염원을 담은 행사가 열렸다. 그리고 그동안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세월호의 모습이 50m 앞에 공개되자 함께 온 연인들은 끌어안고 서로 품에 얼굴을 묻었고, 아이들과 함께 온 시민들은 아이들 앞에서 조심스레 눈물을 훔쳐냈다.
금쪽 같은 자식을 가슴에 묻은 피해 가족들도 너무도 처참하고 잔혹하게 놓여 있는 세월호의 모습에 또 다시 가슴 속에 맺힌 응어리를 토해냈다.
416가족협의회 전명선 위원장은 “세월호가 침몰한 것은 사람들의 욕심이 만든 재앙이며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다섯 분의 미수습자 분들이 있다”며 “정부가 바뀌며 기다리면 되지 않겠냐는 말도 있지만 결국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정부는 항상 제자리에 있다. 그분들의 마지막 소원을 위해 세월호가 정정당당하게 국민들에게 공개할 수 있게 힘을 실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