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오지 않는 긴 밤은 없습니다”

[2017년 9월 1일 / 제136호] 파란만장했던 38년간 교직생활 마친 장석웅 전 전교조 위원장 / 평교사였지만 민주교육의 밀알역할 자처한 ‘선구자’로서 한 획 장정안 기자l승인2017.09.04l수정2017.09.0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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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평교사로서 38년여간의 교직 생활을 마친 장석웅(62) 교사가 뙤약볕 아래 거치된 세월호가 등너머로 보이는 목포신항에서 마지막 수업을 가졌다. 지난 1979년 전남대 국사교육과를 졸업 후 보성 율어중학교로 첫 발령을 받고 2017년 미암중학교에서 정년을 맞이한 장 교사는 평생을 ‘평교사’로서 아이들 곁에서 교직 생활을 마쳤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수업을 세월호 현장에서 제자 7명과 함께 했다. 이날 목포신항에서 장 교사는 제자들과 함께 노란리본을 만드는 일이며 방문자 이름표 만들기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 
그리고 봉사활동시간 틈틈이 제자들과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사제의 마지막 정을 나누었다. 특히 세월호 현장으로 제자들과 함께 찾아 세월호의 의미를 되새기고 세월호 사진과 영상을 보면서 세월호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38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 동안 자신이 머물렀던 자리에서 떠나는 마지막 자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조촐했다. 장 교사는 “대학시절 학생운동 전력으로 ‘긴급조치 9호’로 구속되기도 하고 전교조 결성에 참여했다 해직을 당하는 등 12년간 본의 아니게 교육현장에서 떠나 있었다”며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다하지 못했던 12년의 시간만큼 단 일분 일초라도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석웅 교사의 이력은 화려하다. 부임 첫해부터 대학시절 학생운동 전력 때문에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되는 등 파란을 겪었다. 교직 10년 만인 1989년 전교조 결성에 참여했다가 담양 한재중학교에서 해직되는 등 12년 동안 교단 밖에서 떠돌아야 했다.
해직 후 전교조 전남지부장, 전교조 사무처장, 전교조 위원장 등 교육 민주화의 중심에서 항상 헌신해왔다. 그리고 교육개혁이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 마이크를 부여잡고 개혁을 부르짖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16 참사가 발생했고 교육자이자 부모로서, 국민으로서 비통함에 몸서리쳤다. 마치 자신이 부족한 탓에 발생한 일처럼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장석웅 교사는 비스듬하게 뉘어진 세월호를 가리키며 “세월호는 처절한 비극의 현장으로 대한민국의 획일적 교육과 승자독식사회의 민낯이 드러난 상징적 사건이다”며 “학생들에게 ‘가만있어라’, ‘시키는 것 대로 해라’라는 교육이 아닌 민주적 교육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가르쳐 준 것이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와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으로 시작해 결국 박근혜 정권을 구속시킨 촛불집회에서도 장석웅 교사는 영암민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로서 영암 촛불의 현장을 묵묵히 지켰다. 
장석웅 교사는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회로 바꾸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소명이었다”며 “소명을 다하진 못했지만 정년 이후에도 우리 아이들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장 교사는 “아침이 오지 않는 긴 밤은 없다는 속담처럼 지금은 어렵더라도 언젠가는 희망이 오는 법이다”며 “지금의 현실에 낙심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교사로서 명예롭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함께해 준 제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장정안 기자  zzang@woor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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