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전 10시 종합사회복지관. 이른 오전시간이었지만 종합사회관에서는 대기표를 받은 어르신들이 길게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덥고 짜증날 법 하지만 어르신들의 모습에서는 지루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은 매달 한 번 있는 이·미용 자원봉사가 있는 날이다. 30년 경력의 미용강사 문금숙씨와 피아노학원 오영숙 강사, 일반가정주부 서연신씨, 민순미, 장현자 씨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매달 이곳을 찾는 어르신들에게 이·미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용실이 아닌 탓에 자리도 비좁고 열악하지만 이들의 열정에 비하면 문제될 것이 아니다. 한두 명의 이·미용이 끝나면 가위를 든 손가락이나 허리, 다리가 아프고 지칠 법도 하지만 봉사자들의 입가에서는 연신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어르신들과 만나는 것이 즐겁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재미있고 누군가를 위해 자신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보람이 한데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5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봉사를 시작한 것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용강사인 문금숙씨의 인연으로 이·미용 봉사가 시작된 이래 문 강사의 지도를 받아 미용을 배운 제자들이 뜻 있게 자신들의 재능을 써보자는 취지로 함께 동참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서툴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실력이 쌓여 나가면서 어르신들의 개개인에 맞는 헤어스타일을 자유자재로 연출한다. 그러다보니 이들을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두터운 팬 층도 상당히 늘었다는 것이 복지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문금숙 강사는 “8년 전부터 복지관 강사로 인연을 맺어 온 이후 지금까지 이·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며 “봉사는 내가 즐겁지 않으면 할 수 없을 뿐 만 아니라 다른 이유를 갖고 할 수 없다”고 봉사의 이유를 말했다.
지난해부터 문금숙 강사와 함께 봉사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서연신 씨는 “어르신들이 기뻐하고 기분 좋아 하는 모습에서 봉사의 즐거움을 배우고 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날까지 이미용의 봉사를 하고 싶다”고 수줍은 미소를 띠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