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나올 것 같아요”
지난 19일 오전 6시경. 영암소방서 상황실에 긴급한 출동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미암면에 거주하고 있는 남성에게서 임신 중인 자신의 아내가 출산이 임박했다며 다급히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신고를 받자마자 영암소방서 소속 지방소방위 신오복(51) 대원과 지방소방사 권능(27) 대원은 황급히 신고 장소로 향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임산부와 남편은 병원으로 갈 요량으로 자신의 용달차에 몸을 싣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진통이 극심해지는 탓에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에 신 대원은 급히 산모를 들것에 옮겨 구급차량에 옮겼다. 20여년의 경력과 세 아이를 둔 베테랑 구급대원이었지만 막상 이런 상황을 접하다보니 긴장되기는 매한가지였다. 가장 시급한 것은 안전하게 산모를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었다.
병원까지는 20여분이 넘게 걸릴 거리였다. 하지만 산모의 상황은 더욱 급박하게 돌아갔다. 양수가 터지고 아이의 머리가 어렴풋이 보였다. 도저히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 전개되자 신 대원이 직접 산파가 되기로 했다.
20여년을 구급대원으로 종사하면서 이미 5번 정도 구급차에서 아이를 받아본 경험이 있었던 신 대원이었기에 가능했다. 구급지도의사의 의료지도를 받아 침착하게 출산을 유도했다. 그리고 얼마 후 신 대원은 아이가 나오자마자 아이 입속에 이물질을 제거하고 탯줄을 묶는 등의 응급처치 후에 산모의 품에 조심스럽게 안겨줬다. 또 분만직후 아이의 피부색이나 울음, 움직임 등 아이의 건강상태를 알아보는 아프카점수(AFGA)에서도 건강하게 태어났음을 확인하며 비로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구급차에서 아이를 출산한 산모와 신생아는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이며 모두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이를 받은 신오복 구급대원은 “산모가 분만취약지역 임산부 U-119 안심콜 관리 대상자 12명중 1명인 탓에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구급차에서 출산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산모와 아이가 건강하게 출산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군민들의 안전을 위해 항상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