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하루 전인 지난 8일, 탄핵 정권의 직무대행 황교안 총리 하에서 밥쌀 수입에 대한 공매가 강행되며 농민들이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정권이 바뀌면 보수정권의 친미 사대적 행위가 계속되어질 수 없기에 사드 기습배치에 이어 밥쌀 수입 역시 미리 강행했다”며 농민들의 항의는 거셌다.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에서 “정부의 밥쌀용 쌀 수입을 강행한 농림축산식품부의 처사는 ‘농업·농촌판 사드 전격배치’와 비견될 수 있을 정도로 농업인들이 심히 분노하고 있다”며 지난 10일 밥쌀용 쌀 수입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데 이어 12일 농민들이 청와대에 청원서를 제출, 15일 수입쌀반대 성명을 발표했으며 급기야 16일에는 집단행동까지 돌입하게 됐다.
지난 16일 나주 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앞에서 ‘밥쌀용 쌀 수입 중단·김재수 농림식품부 장관 파면 촉구 광주전남농민대표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일손이 부족한 영농철임에도 전농 광주전남연맹, 전여농 광주전남연합, 가톨릭농민회 광주대교구연합, 전국쌀생산자협회 광주전남본부 등의 농민단체 소속 200여 농민들이 참석해 밥쌀용 수입에 대해 강력 규탄했다. 
이날 자리에 모인 농민들은 밥쌀용 쌀 수입 중단,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 환수조치 철회, 고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을 외치는 동시에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했다. 특히 이날 자리에는 바쁜 영농시기에도 불구하고 정운갑 전 영암군농민회 회장과 박지수 시종농민회 회장 등 20여명의 영암군 농민들도 동참했다.
김영호 전농 의장은 대회사를 통해 “쌀은 우리의 주권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작태는 주권을 팔아먹으려는 행위이다”며 “백남기 농민으로부터 시작된 촛불의 힘으로 당선된 문재인 정부는 김재수 장관을 파면하고 농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고 말했다.
이어 정의당 윤소하 국회의원 등의 연대사와 결의문 낭독이 끝난 뒤, 농민들은 가지고 온 이앙기 5대와 논에 심으려던 모를 aT 앞 광장에 심으면서 밥쌀 수입 입찰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또 농민들은 직접 농사를 지은 쌀을 aT 측에 전달하려 했지만 aT 측에서 ‘청탁금지법’ 등을 내세워 받기를 거부하자 그대로 다시 들고 나왔다. 이에 격분한 몇몇 농민들은 “청탁금지법 적용도 안 될만큼 쌀값이 폭락하는데 일조했던 aT 관계자들은 청탁금지법을 운운하는 행태가 부끄럽지 않은가”라며 포대의 쌀을 광장에 뿌리며 약간의 실랑이가 생겼으나 당초 우려했던 마찰은 없었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3년 전부터 쌀 재고가 쌓여 쌀값이 떨어진 상황에서 굳이 쌀을 수입해 쌀값 폭락을 부채질하는 행위는 농업 적폐 1호이고 식량주권을 위협하기 때문에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8일 국영무역 홈페이지에 가공용 쌀 4만톤과 밥쌀용쌀 2만5000톤을 수입하겠다는 구매입찰 공고를 게시했고 지난 16일 오전 입찰을 강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