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국장  우 용 희

지난달 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93.9%가 경기불황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가 아직 탈출구를 찾지 못했음을 말한다. 자구노력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여러 선진국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을 통해 “‘4대강 사업’으로 금융위기를 극복했고 오바마도 놀라게 했다”며 자화자찬했다. 이를 두고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는 “길 가던 분견(糞犬)이 가가대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거센 반발로 좌절되자 토목·건설 경기를 살리려 밀어붙인 것이 ‘4대강 사업’이다. 이를 금융위기 극복과 결부시킨 것은 이교수의 말대로 ‘지나가는 똥개가 웃을 일’인 것이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4대강 사업’을 비롯해 ‘자원외교’, 연이은 ‘FTA 체결’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오직 부유층을 위한 정책만 일삼아 ‘경제양극화’와 ‘사회양극화’의 골은 깊다.

세계 금융위기와 극심한 경기불황 속에서도 대기업들의 당기순이익 증가 소식은 끊이질 않는다. 골고루 분배되지 않으며 모든 자원과 재화가 일방적으로 쏠리며 ‘빈익빈 부익부’가 가속화 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갈수록 ‘자유시장경제’ 및 ‘자본주의사회’의 극단적 폐단만 드러나고 있다.

이렇듯,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선택을 하고 독점과 승리를 위해 경쟁자를 짓밟도록 교육받고 세뇌되어지는 동안, 우리 전통의 공동체 문화는 사라져가고 있다. 콩 한 쪽도 나누었던 선조들의 아름다운 삶이 사라진 것이다.

최근 영암 지역에서 ‘영암로컬푸드 사회적협동조합’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에 사뭇 기대가 크다. 더욱이 구성원들의 진정성이 돋보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간 이권만 추구하며 모든 것을 빼앗으려하고 손아귀에 넣으려고만 했던 우리 사회가 ‘함께 나누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에 희망이 가득하다. 지역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참여하고 함께 나누며 지역에 환원해 지역 사회 공동체를 복원할 수 있다면 지역민의 행복지수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된지 2년여 동안 많은 협동조합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우리 지역에서도 4개의 협동조합이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오지는 못하고 있다. ‘공동체 정신’ 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중심에 두는 사회이기에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그 잘못된 인식의 시작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면에서 ‘승자 독식의 사회’를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오직 이기기 위해서 온갖 불법·탈법·편법을 사용하고, 잘못에 대한 자기정당성을 부여하려 한다. ‘협동조합’은 이런 점들을 극복하고 ‘경제 민주화’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대안 경제 모델이다. 1등이 아니더라도 많든 적든 함께 나눌 수 있는 ‘사회적 경제’를 만들 수 있다.

이런 협동조합의 가치들이 확인된 요즘, 공동체 사회로의 발전을 위해 ‘사회적 경제’를 지원하고 독려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미 여러 지방자치단체들이 조례를 통해 ‘협동조합’ 활성화에 나섰고, 전라남도 역시 지난해에 ‘전라남도 사회적경제 육성 및 지원조례’를 만들어 일자리 1만 개 창출을 위한 사회적경제 기업의 체계적인 육성에 나섰다. 나주시를 비롯한 시군 단위에서도 각각 조례를 만들고 ‘경제민주화’를 실현시키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국회에서도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제정해 처리하겠다며 여야가 합의했다고 한다.

지역 내에서는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이제 영암에서도 지역의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대해 포괄적이고 진지한 고민과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다수의 지역민이 참여하고 수익을 나눌 수 있도록 함께 머리를 맞대 ‘공동체 사회 복원’에 함께 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