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농촌현실이 팍팍해져 실패의 아픔을 겪은 농부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농부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미암면 선황리 율리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김선학(65)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벼 육묘장을 운영하고 있던 김씨는 딸기라는 작물은 수입을 할 수 없고, 국내 수요가 많아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하는데 있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지난해 9월부터 재배하기로 마음먹었다.

김씨는 1만 8000두에 이르는 ‘설향’이라는 국내산 모종을 구입해 부인 조현자(63)씨와 함께 ‘고설재배’라는 자동화 농법을 도입했다.
‘고설재배’ 농법은 액비통과 물통에 물을 넣어 비료가 희석되면, 메인 컴퓨터가 43m에 이르는 딸기 틀에 설치된 파이프에 자동으로 물과 비료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또한 온도도 알맞게 적정 수준으로 맞출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자동화 농법은 기존의 밭에서 앉아 일하는 것보다 흙이 묻지 않고, 서서 순치기를 할 수 있는 등의 많은 일손이 필요치 않아 상당히 효율적이다.
하지만 비닐하우스와 냉난방 및 고설재배 설비에 쓴 비용이 1억원을 훌쩍 넘어 상당한 부담이 됐다.

김씨는 “영암군은 농업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농업관련 보조금은 장흥이나 강진에 비해 상당히 열악한 것으로 안다”며 “딸기 농사를 짓는데 있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만큼 모범적인 사례로 농업기술센터 등이 지원해 더 많은 농가가 딸기 고설재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한다”고 아쉬워했다. 
김씨는 지난 90년도에 미암면에서 월출작목반을 만드는데 기여했고, 풋고추 농사를 지어 새농민상과 농림부장관상, 농업기술센터 대상 등 농업인으로 차곡차곡 입지를 다졌지만, 이후 인생에 있어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김씨는 IMF시기 농사를 짓는데 빚을 많이 져 개인파산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었고, 교통사고로 인해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 농사를 멀리하기도 했다.
지금은 자동화 농법을 도입해 6동 6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어엿한 농부로 다시 재기에 성공했다.

김씨는 “인생을 살면서 좋은 날도 있고, 안 좋은 날도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살면 다시 좋은 날이 오더라”며 “농사를 짓는데 있어 짜증내지 않고 즐겁게 하고 있다 딸기는 소득작물 1위인 만큼 영암에서 모범적인 농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