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암우리신문 편집국장 우 용 희

영암군이 지난달 군민과의 대화 당시 건의됐던 사항들에 대해 속속 시행에 옮기고 있는 모양새다.
해묵은 민원들이 풀려나감에 따라 주민들의 환호가 들리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목소리 큰 놈’들만 잇속을 챙기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유난히 돋보였던 민원 건의 하나를 놓고 이야기해 본다.
자신을 ‘재향군인회 ○○회장에 ○○마을 새마을지도자이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출신이다’고 소개하며 부연설명을 더해 본인의 위세를 포장하더니만 이내 본론을 꺼낸다. 새롭게 동네를 조성하려 산 속에 집을 몇 채 지었는데, 조건이 맞지 않다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행복마을로 지정도 해주지 않고, 상하수도 설비 등도 지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본인 소개와는 전혀 인과관계가 없는 발언들을 거듭하면서, 온갖 미사여구로 주변 관광지 개발을 서둘러주길 요구하며 땅값이 좀 올랐으면 한다는 흑심을 명명백백히 드러내 듣고 있는 사람들조차 거북스럽고 민망하게 만든다.
확인해본 결과, 해당 지역의 상하수도에 대한 기본 관로 설치는 올해 말로 계획되어 있다고 한다. 순서를 뒤바꿔 다른 지역을 뒤로 미루게 된다면 또다른 민원이 발생할 터인데, 이는 누가 감당해야하는 것인지 너무도 이기적인 발상이다.
기준에 부합되지 않음에도 행정에 불법·편법·탈법을 그렇게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그 놈의 한 자리’, 곧 있으면 동네 계모임의 계주까지 위풍당당할 판이다.
누가 뽑아줬는지 알 수도 없는, 그리고 되지도 않는 직함을 들이밀며 사사로운 이익을 챙기려는 행태에 명확히 거부감을 표출하지 않음이 아쉽기만 하다.
행사가 계속되던 어느 날 지역의 한 원로께서 방문해 말씀을 건네셨다.
예년의 ‘군민과의 대화’라는 자리를 상기해보면, 그렇게 미래지향적인 자리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신다. 또, 발언하는 사람들 다수가 목적이 건전치 않아 안타깝다는 의견을 내놓으셨다. 그리고는 지역 주민들의 의식 교양에 대해 늘 부족함을 느낀다며 지역신문이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찾아주길 간곡히 요청하고 가신다.
대통령 탄핵 심판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각종 적폐청산을 요구하며 천오백만의 촛불이 불을 밝혔다고 한다. 
앞서 말한 부분은 우리 사회의 가장 흔하디흔한 적폐라고 볼 수 있다. 직함과 권위를 내세워 개인과 일부의 이익을 챙기고, 소리 낮은 이들의 기회마저 편취하는 행위로 반드시 청산되어야할 적폐 중 하나인 것이다. 그렇게 살아온 자들은 여전히 본인은 아니라고 생각할는지 모르겠다.
이제 ‘그 놈의 한 자리’를 내세우는 사람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박탈하는 가장 저급한 적폐’의 대상임을 일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주변에서부터 적폐를 청산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