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평생 웨딩드레스를 입어보지 못한게 한이 됐어요. 그 한이 오늘 풀린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벅차고 두근거려요”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멋지게 차려입고 자신의 촬영 순서가 올 때까지 앉아서 기다리던 노부부의 표정에는 곧 있을 웨딩촬영에 대한 설렘과 기쁨이 가득했다.
지난 15일 청풍원웨딩홀에서 자원봉사 특화사업의 일환으로 ‘어느 노부부의 웨딩’ 행사가 열렸다.
‘풍경더하기 사진동호회’에서 추진해 ‘진머리방 헤어숍’과 ‘아름다운 사람들’ 동호회가 함께 참여한 이번 행사는 과거 어려운 사정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생활하는 어르신 부부에게 웨딩촬영의 기회를 제공해 부부간의 정과 사랑을 확인시키고자 기획됐다.
이날 웨딩촬영 대상자는 모두 65세 이상의 고령부부로 총 4쌍이었으며 의상대여 및 앨범 제작 실비로 지원된 170만원의 사업비를 제외하고는 헤어·드라이부터 메이크업, 사진촬영까지 각 개인·단체의 재능기부를 통해 이뤄져 의미를 더했다.
이날 촬영에 임한 노부부들은 처음에는 긴장한 나머지 표정이 굳어질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부끄러움을 타면서도 사진사의 지시에 따라 밝게 웃으며 멋지게 포즈를 취하는 등 여느 신혼부부 못지않은 예쁜 모습을 보였다.
또, 각 부부들의 촬영 후 함께 있던 자녀들과 손녀들도 함께 가족사진촬영의 모델로 나서 가족 간에 화합의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행사 관계자는 “촬영 전 대상자 선정 때에는 어르신들이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고 피하곤 해 모시는데 애를 먹었지만 지금은 진심으로 기뻐하고 계신다”며 “이번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르신들의 한을 풀어드린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