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락이 우려되면서 시급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쌀값의 낙폭이 예사롭지 않다. 농민들에 따르면 현재 조생종벼 수확기를 맞이했지만 조생벼의 쌀 가격은 40㎏에 5만원 정도로 지난해보다 1만원 가량 폭락했다.
올해 작황이 좋아 풍작이 예상되는 가운데, 다음달 10월부터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보이는 밥쌀용 수입쌀 등으로 인해 국내 쌀시장에 대한 정부의 수급 조절은 크게 실패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농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7월말 농민들의 극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밥쌀용 쌀 수입을 밀어부쳐 중국산 1만 톤과 미국산 2만 톤의 밥쌀용 쌀 수입을 낙찰했었다. 여기에 쌀 재고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식품부가 공공비축미 수매량을 지난해보다 줄이고 우선지급금도 낮추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농심은 타들어가고 있다.
조생종 쌀값 폭락은 본격적인 수확기 쌀값 폭락의 전조현상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진다.
이런 우려 속에 영암군농민회 정운갑 회장은 “지난해 조생종벼가 6만4~5,000원 할 때 수확기 쌀값이 5만4,000원 했다. 그렇다면 올해 조벼 폭락세를 보건데 수확기 쌀값은 4만5,000원까지도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들 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또 “경기가 안 좋다보니 3만6000원 하는 칼로스 쌀이 마트에서 잘 팔린다고 들었다. 최근에 낙찰된 수입 밥쌀 3만톤이 국내에 반입되는 시점이 10월 수확기와 맞물리면 그야말로 올해 쌀값 폭락은 걷잡을 수 없다고 본다. 정부는 과연 쌀값대책이 있기나 한 건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회의원 황주홍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중 결정될 ‘정부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이 작년보다 2000원 인하된 5만원 선이 될 전망이다. 40kg 1등급 쌀을 기준으로 2013년 우선지급금은 5만5000원이었으며 지난해에는 5만2,000원으로 3년째 하락하고 있다.
황주홍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법 어디에도 8월 가격의 90%를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으로 집행하라는 조항은 없는데도 농식품부는 계속해서 관행에 빠져 자신의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며 “쌀값에 대한 농민의 희망이 담겨있는 기준치인 우선지급금까지 낮춰서는 안 될 일이고 최소한 2013년 수준(5만 5000원) 이상으로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밥 쌀 수입 중단하고 저가 수입쌀을 시장 격리할 것, FTA 국회비준과 TPP 가입 중단할 것, 농산물 가격폭락 대책 마련과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도입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오는 11월 14일에 서울에서 ‘10만 전국농민대회’를 열고 대정부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