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영암우리신문에서는 영암군의 2015년을 되돌아보고 새해 설계에 대한 구상을 듣고자 전동평 영암군수와 자리를 함께했다. 전동평 군수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들을 정리해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린다.

▶ 민선6기의 실질적인 첫해라고 볼 수 있는데, 올 한해를 평가해 보신다면?
메르스 정국으로 2~3개월 가량 모든 일정들이 멈춰버리는 등 정말 어려운 한해였습니다. 하지만, 금년 한해 가장 고마운 일은 군민들이 화합해줬다는 것입니다. ‘하나된 군민’을 민선 6기의 군정 목표로 제시했었는데, 군민 모두가 올 한해 협력해주셨고 15만 향우들도 군정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것들이 하나하나가 모여 국비 지원을 사상 최대인 1027억 원을 얻어올 수 있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민선 6기 가장 큰 변화이자 소득은 공직자의 일하는 풍토를 변화시켰던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취임 후 공직사회에 들어와 보니 공무원 조직이 너무나 경직되어 있었습니다. 군수의 지시에 칼같이 움직이고 지시가 없으면 복지부동하는 권위주의적인 문화에 길들여져 있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고쳐내지 못한다면 지역 사회가 어려움에 봉착하겠다는 판단에 공직자 스스로의 변화를 요구했고, 마침내 타율에서 자율로 바뀌는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들이 기반되어 지시가 없음에도 자율적으로 일하는 문화로 바뀌면서 연말에 보셨듯이 40여 개 이상의 크고 작은 상들을 휩쓸게 되었습니다.

▶ 권위주의적 공직사회가 현재의 모습으로 변화하기까지 어려웠던 점이 많았을텐데
지난 가을까지 많은 분들께서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다며 우려를 표하시며, 전동평 군수 취임 이후 공무원들이 일을 하지 않게 되었다는 비판을 많이 하셨습니다. 하지만 점차 자율과 책임을 부여하는 문화의 정착에 따른 실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일 잘한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되었습니다. 공직 사회의 변화하는 모습 하나하나를 가장 큰 성과로 보시고 계속해서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 더 나은 모습들로 계속 거듭날 것이라 생각해주시고 꾸준히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내년 1월 1일자로 인사발령이 있습니다. 어떻게 고민하셨는지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일 중심의 조직이 되도록 인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승진하기위해 자리를 옮겨 다니는 일 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승진의 기회가 주어지도록 할 계획입니다. 물론 한꺼번에 모든 부분이 변화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1월 1일자 인사발령까지는 기존의 시스템에 따라 인사 반영이 되었고 일부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인사가 만사’라는 생각입니다. 앞으로 인사제도를 보다 합리적으로해서 다음 인사에서 일 중심의 성과에 따른 인사, 일하는 조직으로 정착시키도록 변화시킬 방침입니다. 

▶ 이번 인사에서 일 중심을 기준으로 반영한 부분을 꼽으신다면?
예를 들면 박종대 신임 군서면장을 들 수 있겠습니다. 박종대 면장은 군서면장으로 있었다가 영암읍장으로 온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시 군서면장으로 발령했습니다. 박종대 군서면장이 2015년 영암군의 가장 큰 사업이었던 국립종자원 유치 당시 민원해결 노력이라든지 굉장히 열심히 활약하셨고 많은 부분을 담당하셨습니다. 2016년부터 실질적으로 국립종자원과 관련된 일들이 많을 것이라 판단하고 박종대 면장이 이 부분에서 가장 일을 잘 할 수 있는 분이라 생각했습니다.
2016년은 민선 6기의 골든타임입니다. 그래서 올해 결정된 사업들이 계획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일 중심의 인사를 단행하게 되었습니다. 박종대 면장님 개인에게는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일을 맡아주시길 부탁드리게 되었습니다.

▶ 스스로 일하는 공직사회의 책임행정을 부여하는 문제가 군수의 리더십이나 카리스마와 조화를 이루면 최상의 결과이겠지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는 문제가 양립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풀어나가실 것인지?
며칠 전 방송에서 보니까 정치평론가들이 지금 사회는 부드러운 리더십이 통하는 시대라는 말들을 하는 것을 봤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굳이 시대에 역행하는 강한 카리스마를 휘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도의원 4선의 정치 경험과 대불산단에서 기업을 운영한 경험으로 넓은 안목을 가지게 되었고, 이게 가장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의 경험에 따라 그렇지 않아도 경직되어 있었던 공직 문화에 군수가 카리스마를 내세워 일을 풀어나가면 더욱 경직된 조직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고, 가급적이면 자율성을 부여하고 부드럽게 운영토록 할 것입니다.
군수라는 자리는 정치인으로서 군민을 섬기고 행정의 최고책임자로서 공직자들을 격려하고 존중하며 사기를 진작시켜야할 것입니다. 물론 공직자들이 모든 일을 순탄하게 풀어내지는 못하겠지만, 실패없이 성공할 수 없기에 공익을 위한 실수에 대해서는 격려해주고 감싸주려 합니다. 군수가 공무원의 친구처럼, 때로는 가족처럼 그런 마음으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함께 해주는 그런 군수가 되려고 합니다.
단순히 물리력만 행사하는 강한 카리스마에서 탈피해, 지금은 소통하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민선 6기에서 실현시키도록 하겠습니다.

▶ 덧붙여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1월 1일자 인사발령이 있기에 관심이 많으실 것 같아 덧붙여 봅니다. 민선 6기 앞으로의 인사는 노력하며 능력을 발휘하고 일을 잘하는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예측 가능한 인사시스템으로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도록 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의 성과가 보여주듯이, 공직사회에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실과장 중심으로 책임행정을 구현하면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능력 있는 공직자들이 일할 수 있는 풍토로 만들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 젊은 공직자들 중 엘리트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실력 발휘를 충분히 하도록 때로는 고속 승진도 해 줄 것이고, 동기부여에도 충실히 접근해 실력있는 공무원들이 책임성을 가지고 일을 잘 하도록 적극 지원할 생각입니다.
얼마 전 지방자치경쟁력에서 전국 2위, 군 단위에서는 1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전동평이 잘해서가 아닙니다. 바로 영암의 변화에 대한 비전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봅니다. 영암군 전체가 가지고 있는 풍부한 물적 자원과 유능한 인적 자원에 그 가능성을 높게 봤던 것입니다. 군민 여러분과 향우, 그리고 공직자가 하나되어 더 나은 영암군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항상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욱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