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암병원 한방과 이 영 호 원장 한의사, 운동치료사, 원광대 한의대 졸업

인체는 매일매일 허리를 구부려 물건을 들고, 앉고, 계단을 오르고, 걷고, 달린다. 그 과정 동안 근육이 수축하면서 근육과 힘줄에는 장력(당김)부하가 걸리고, 관절에는 압박부하가 주어진다. 현대인의 근육은 과거의 인류보다 육체적 활동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약해질 대로 약해져 있다. 그리고 컴퓨터·스마트폰·운전 등의 비정상적인 자세에 장시간 노출되고, 철봉 매달리기와 같은 가슴을 펴고 하늘을 향해 손을 뻗는 행위는 사라졌다. 그 결과 목은 앞으로 빠지고(거북목증후군, 일자목), 어깨는 둥글게 말리고(둥근어깨증후군), 흉추는 비정상적인 과후만(중흉추 후만), 흉추와 요추는 틀어지고(측만증), 허리의 정상 아치는 사라지고(일자허리), 골반은 틀어지고(회전성 부정렬), 무릎은 틀어지고(오다리, X다리, 과신전), 발의 아치는 무너져 과회내(아치가 무너지는 현상)되는 비정상 정렬이 많아지고 있다. 

▲ 현대인에게 흔히 발생하는 비정상 정렬

▲ 우리가 꿈꾸는 정상정렬

이러한 비정상 정렬 상태에서 물건을 들고, 앉고, 걷고, 달리면 어떻게 될까? 근육과 힘줄 어딘가에서 비정상적인 장력(당김)부하가 초래되어 통증이 발생하고, 축을 만들어 움직임의 중심에 있는 관절은 비정상적인 압박부하가 걸리면서 연골이 손상되고 염증이 발생한다. 아프다고 소리치는 자는 범인이 아니라 피해자임을 알아야 한다. 문제가 발생한 근육, 힘줄, 인대, 관절은 피해자에 불과하다. 이 피해자에게 주사주고, 물리치료 한다고 해서 범인이 사라지지 않는다. 아프다고 소리치게 한 범인은 바로 약해진 근육, 틀어진 관절이다. 생체 역학적으로 편안한 자세는 이러한 비정상적인 압박부하와 장력부하를 정상화시켜 쉽게 통증을 완화시키고, 일상 활동을 가능케 한다. 그렇다면 생체 역학적으로 안 아프게 하는 편안한 자세란 어떤 자세일까?

사진 속 그림과 같이 턱을 잡아당기고(chin in), 가슴을 펴면서 견갑골을 뒤로 잡아당기면서 머리, 경추, 흉추, 어깨가 정상적인 자리(neutral position)를 잡은 상태에서 앉는 것이다. 운전할 때, 컴퓨터 할 때, 피아노 칠 때 생체학적으로 편안한 자세 상태에서 활동해보라. 앞뒤, 상하, 좌우 근육의 길이가 적절하게 맞아 근육 긴장이 줄어들고, 비정상적인 관절의 부하가 줄어들 것이다. 하루에 네 시간 씩 피아노를 치는 선생님이 10년 넘게 목, 어깨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생체 역학적으로 편안한 자세를 만드는 치료적 스트레칭과 치료적 운동(therapeutic exercise)을 두 달 시행하고, 그 자세로 앉아서 피아노를 4시간 동안 안 아프게 쳤다고 좋아하던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인체에서 우연한 사건은 없다. 인체 어딘가에서 통증이 발생한다면 분명 짧아지거나 길어지면서 과부하가 걸린 근육이 있고, 비정상적인 압박부하에 시달리는 관절이 있다. 통증은 이렇게 비정상적인 과부하가 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귀한 신호에 불과하다. 그래서 우리는 통증에 감사해야 한다.무조건 통증만을 없애기 위해서 시행하는 주사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것이 과연 좋은 치료인지 다시 한 번 반문해본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정렬을 올바른 의학적 스트레칭과 몇가지 운동법으로 바로잡을 수 있다면 독자여러분은 어떻게 하겠는가? 이것을 다음부터 차례로 소개하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의학적 스트레칭을 좀 더 세부적으로 나누고 잘 시행하여 1차적으로 통증이 발생하는 근육의 길이를 정상화하고, 생체 역학적으로 관절을 편안하게 만드는 ‘전신통합 생체역학 운동법’을 꾸준히 하면 평생 꼿꼿한 척추관절을 가지고 살 수 있다. 알지만 하지 않은 것과 모르고 안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같다. 성장하는 우리 아이, 한 평생 고생하신 우리 부모님께서 꼿꼿한 허리를 갖게 만드는 유일한 길은 ‘올바른 의학적 스트레칭과 전신통합 생체 역학 운동법’뿐이다. 꼭 함께 체험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