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학생 해외문화 탐방’… 관행 버려야

우용희 기자l승인2015.05.19l수정2015.05.1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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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업체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판매하고 있는 상품. 비슷한 일정임에도 140만원 가량 저렴하다.

지난 2011년부터 영암군민장학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우수학생 해외문화 탐방’이 올해로 5년차를 맞게 된다.
‘우수학생 해외문화 탐방’은 매년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 영암군에 소재한 중학교의 3학년 학생 중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해 실시하고 있다. 영암군에 따르면 이 해외탐방을 통해 우수한 인재가 지역 내 고등학교로 진학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지역 명문학교를 육성하고자 실시하고 있다. 또한, 지역 내 학생들에게 선진해외문화 탐방을 통해 더 큰 미래를 설계하고, 문화·예술·관광의 중심도시들을 둘러보며 외국어 학습에 대한 자신감과 다양한 외국문화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소규모 학교는 전교 2등도 탈락할 수도
올해도 지난달 30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았고 이달 중으로 대상자를 선정해 8월에 서유럽의 3~4개 나라로 해외 탐방을 다녀올 계획이다.
영암군민장학회의 기금으로 운용되는 ‘우수학생 해외문화 탐방’은 철저히 학업성적을 기준으로 선발하고 있다. 2011년은 기준 성적을 상위 10%로 제한한 가운데 29명의 학생을 선발해 7박 8일간 호주를 다녀왔고, 2012년은 상위 15% 중 52명이 역시 호주로 7박 8일간 ‘해외문화 탐방’을 다녀왔다. 2013년에도 상위 15% 중 52명이 서유럽을 6박 7일, 지난해 2014년에는 상위 20%로 확대해 83명을 선발했고 서유럽 3개국을 8박 9일간 다녀왔다. 올해 역시 성적을 기준으로 상위 20% 중 참가 학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이기에 학업성적만으로 선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평가다. 한참 민감할 시기의 청소년들에게 상대적 박탈감부터 가르치는 것이 옳은가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상위 20%라는 기준이 소규모 학교에서는 자칫 전교 2등도 제외되는 경우가 발생될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일부 학생들에게만 돌아가는 큰 혜택을 다수에게 나누어 여러 학생들이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조정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지역 학교 진학…‘거짓 서약’ 부추겨
현재 ‘우수학생 해외문화 탐방’은 취지 자체가 지역 내 고등학교로의 진학을 유도할 목적이기 때문에, 해외 탐방을 다녀온 학생이 타 지역의 고등학교로 진학할 경우 여행 경비를 반납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이로 인해서 해가 거듭할수록 3~400만원 가량의 여행 경비를 반납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애초부터 특목고 등을 목표로 했던 학생들에게도 흔치 않은 기회이기에 일단 다녀온 뒤 반납 문제는 나중 일이 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해외문화 탐방을 다녀온 83명의 학생 중 7명이 외지의 고등학교로 진학하며 지난달에 반납 고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직’ 따위(?)로 각별히 지내던 동급생들과 함께 해외 여행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기에 ‘지역 내 학교 진학’이라는 거짓을 서약할 수 밖에 없는 심정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매년 같은 업체…개인 상품에 비해 비싸
반납하는 액수도 만만치 않다. 특히 참가 학생이 83명이었던 지난해는 전체 지출액이 3억 690만원으로 서약 미이행 학생의 가정에 370만원이 반납 금액으로 부과됐다.
‘우수학생 해외문화 탐방’ 시행 여행사는 영암군이 공개입찰을 통해서 선정한다. 매년 2~3개 업체가 참여했지만 출향 사업가가 대표로 있는 여행사가 4년 연속 선정돼 사업을 유치했다. 작은 규모가 아님에도 참여 업체가 너무 적었다. 이로 인해 선정된 업체가 제시한 예산 계획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해 서유럽 3개국(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의 8박 9일 일정의 ‘우수학생 해외문화 탐방’이 개인당 370만원 가량으로 책정됐지만, 해당 여행사에서는 거의 비슷한 일정의 상품을 일반 개인에게 232만원으로 판매하며 여행객을 모집하고 있다. 단체 여행임에도 불구하고 140만원 가까이 비싸게 예산을 편성했던 것이다.
매번 동일 업체가 선정된 것도 의아하지만, 다수 업체 간 경쟁 입찰을 유도해 비용 절감을 했어야 함에도 관계자의 노력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동평 군수는 “해외문화탐방이 학업 성취와 미래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로벌 리더로 성장해 우리 지역과 국가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 달라”며 당부했지만, ‘관행처럼 똑같이 답습’하는 것이 아닌 진정 ‘열의’와 ‘소통’을 통한 진취적 사업 기획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우용희 기자  editor@woor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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