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전 11시 40분쯤 영암읍사무소 앞 낭주로와 열무정로가 만나는 사거리 교차로. 
한 트럭이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녹색불이 커져 있어 보행자가 지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시 정지 없이 1차선으로 불법 우회전을 시도해 가는 위험천만한 일이 벌어졌다. 10분 동안 이곳을 지나간 차량은 총 20대로 단 1대만이 보행자가 지나가는 동안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정지를 하고 나서, 보행자가 다 가고서야 차량은 지나갔다. 

같은 날 오전 11시쯤 영암초등학교 앞 로타리의 어린이보호구역.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기가 설치되지 않은 횡단보도 주변에서는 보행자 유무와 관계없이 무조건 일시 정지를 해야 함에도 5분 남짓한 시간에 차량 14대가 법이 개정된 것을 전혀 모르는 듯 일시 정지 없이 횡단보도를 지나쳤다. 그 중 몇몇 차량은 빠른 속도를 유지한 채 지나가며 보는 이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횡단보도 앞 일시 정지 의무가 포함된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된 후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이처럼 도로 위에는 아직도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영암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은 우선 운전자는 횡단보도 위ㄴ에 보행자가 있을 때 뿐만 아니고, ‘통행 하려고 하는 때’에도 일시 정지해야 한다.
또한, ‘보행자가 통행 하려고 하는 때’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발을 딛으려 할 때, 손을 들거나 횡단에 앞서 고개를 돌려 주의를 살필 때, 횡단보도를 향해 빠르게 걷거나 또는 뛰어올 때 등도 포함된다.
이 개정된 법의 골자는 횡단보도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보행자 보호 의무를 강화 시키는 것이다. 만약 이를 위반하다 적발되면 승용차는 범칙금 6만 원, 벌점 10점 부과 처분을 받는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기가 설치되지 않은 횡단보도 앞에서도 무조건 운전자는 차량을 일시정지해야 한다. 특히 횡단보도에 어린이를 포함해 보행자가 없어도 차량을 멈춰야 한다. 만약 위반하면 기준 범칙금 6만 원, 벌점 10점이다.
영암 지역 내 어린이보호구역 신호기가 없는 횡단보도는 11곳 38개이며, 앞으로 영암경찰서는이곳에 ‘일시정지’ 노면 표시·안전 표지판 등의 교통안전시설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영암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15일 학교 앞 등지에서 개정도로교통법 홍보 캠페인을 했다. 개정도로교통법 내용을 담은 전단지도 만들어 영암5일장 등 주민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찾아가 전단지를 배포할 계획이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러한 법 개정에 일부 운전자들은 홍보 부족과 실효성을 언급하며 매우 아쉬움을 표했다. 

자차로 영암읍으로 출퇴근한다는 한 직장인 A씨는 “지난 12일 법이 개정됐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보행자 안전을 중시하려는 그 취지는 이해하지만 경찰에서도 홍보에 좀 더 신경써줘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B씨는 “낭주로와 열무정로가 만나는 사거리 교차로는 많은 운전자들과 보행자들이 이용하는 영암읍의 주요 도로인데 우회전할 때마다 멈춰야 한다면 5일장이나 행사가 열릴 때마다 교통 체증이 더 심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