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칼럼] 시민정치 운동이 필요하다

하승수 변호사 / 시민운동가
[2022년 6월 24일 / 제373호]
영암우리신문l승인20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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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역시 낮은 투표율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의 전국투표율이 60.2%였는데, 이번 6.1. 지방선거의 전국투표율이 50.9%였으니, 4년만에 10%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지역별 투표율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곳이 광주광역시이다. 광주광역시의 경우에는 이번에 37.6%라는 최저수준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는 2018년의 광주광역시 투표율 59.2%에 비해 20% 이상 떨어진 것이다. 

이렇게 낮은 투표율은 이번 지방선거의 실상을 잘 보여준다. 정치권에서는 공방이 오갔지만, 유권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굉장히 많은 유권자들이 굳이 투표장에 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 것이다. 

이는 거대양당으로의 쏠림 현상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508명의 무투표당선자가 나왔다. 모두 거대양당 소속이다. 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광주광역시의 경우에는 지역구 시의원 20명중 11명이 무투표당선됐다. 대구와 전북의 광역의원 절반이상도 무투표당선됐다.

의원의 절반이상이 거대양당의 공천만 받으면 선거도 없이 당선되는 의회인 것이다. 꼭 무투표 당선이 아니더라도, 거대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을 보장하는 선거구들도 많았다. 그러니 유권자 입장에서는 굳이 투표를 할 이유가 없다. 이미 결과는 정해져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거대정당 소속 후보자들 간에는 정책적인 차별성도 없는 경우가 많았다. 선택지는 아주 제한되어 있는데, 양측의 차별성도 없으니 굳이 투표장에 갈 이유가 없다. 특별히 정당에 소속감이 강하지 않은 유권자라면, 그나마 교육감 선거나 괜찮은 소수정당ㆍ무소속 후보자가 있는 경우에나 ‘투표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선거에 대한 낮은 참여는 정치무관심과 정치불신, 정치혐오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한번의 선거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 아직은 정치에 대한 피로감과 회의감 정도로 볼 수도 있지만,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정치무관심이나 정치혐오가 더 커지지 않을까 라는 우려가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길이 무엇일까? 지금 각 정당들이 ‘혁신’을 얘기하고 있으니, 그에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거대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라면 정당의 개혁을 내부에서 촉구하고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많은 선택을 받지는 못했지만, 여러 소수정당들이 좀더 발전하기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치나 정책이 분명한 정당의 당원이 되는 것도 중요한 정치참여의 방법이다. 특히 불평등, 기후위기와 같은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국가정치의 영역에서는 소수정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도 저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지역정치에서는 유권자들이 스스로 선택지를 만들 수도 있다.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정치단체를 만들고, 정치에 참여하려는 시도는 여러 지역에서 계속돼 왔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아직까지 ‘지역정당(local party)’이 법제화되어 있지 않지만, 지역정당이 법제화되기 전이라도 각 지역에서 시민정치조직을 만드는 것은 ‘결사의 자유’로 보장되어 있다. 물론 지역정당이 법제화된다면, 이런 움직임은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모든 시도들을 ‘시민정치운동’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거대정당의 개혁, 소수정당의 발전, 지역정치조직의 결성 모두가 의미있다. 지금은 어느 것 하나만이 의미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어느 길이든 시민들이 각자의 판단에 따라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시도하다가 만약 이 길이 아닌 것같으면 다른 길로 갈아타도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한가지 길이 아니라 두가지, 세가지 길을 모두 선택하는 시민들도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참여’하고 시도하는 것이다. 그래야 정치에 희망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시도들의 공통분모가 있다면 선거제도, 정당제도, 정치자금제도 등 정치제도의 개혁이다. 거대정당들을 혁신하려고 해도, 소수정당들이 제 목소리를 내려고 해도, 지역정당이 법제화되고 지역정치부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지금의 선거제도와 정당제도로는 곤란하다. 민주주의를 강화하려면, ‘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 

각각의 판단을 존중하되, ‘제도개혁’이라는 공통분모로 모아지는 시민정치운동이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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