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지킴이 실천…어려운 이웃에는 사랑 전달

지역단체의 모범…재정적 지원보단 인적자원이 절실
[2022년 6월 10일 / 제371호]
김강은 기자l승인2022.06.10l수정2022.06.2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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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읍에는 늦은 밤에도 골목골목마다 경광봉이 반짝인다. ‘참여를 통한 실천하는 봉사 정신’으로 무장한 영암읍 자율방범대는 군민의 든든한 안전지킴이다.

자율방범대는 범죄예방 등 지역사회 안전을 위해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해 봉사활동을 하는 단체다. 지난 4월 26일 제정된 ‘자율방범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로 법적 지위를 보장받고 있다. 

암읍 자율방범대는 1989년 4월 창립, 올해로 34년째를 맞은 뿌리 깊은 단체다. 현재 제19대 배명주 대장과 37명의 대원이 지역주민을 지키고 있다.

 

한적하고 평온해도 매일매일 순찰

생업을 마친 후 대원들은 다시 영암읍 곳곳으로 출근한다. 각 요일을 맡아 조를 짜 읍내 순찰을 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던 때에도 꾸준하게 순찰했다. 배명주 대장은 “매일 순찰은 돌지만 정해진 루트나 시간대만 활동하는 것은 아니다”며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유연하게 움직이는 편이다. 하지만 항상 불이 어두운 외곽지역은 면밀히 살피고 있다”라고 말한다. 대원들이 중점적으로 보는 곳은 사각지대에 있는 외곽의 공영주차장, 화장실 같은 곳이다. 

청소년들이 종종 술을 마시러 오는 영암읍성터나 열무정은 순찰을 빠트리지 않는다. 음주청소년들은 방범대의 경광봉을 보면 화들짝 놀라 다가가기도 전에 도망간다. 대원들은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조치를 취하진 못해도 경각심을 가지게끔 선도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고 한다. 

배명주 대장은 “삼호읍과 다르게 영암읍은 아주 조용하고 평안하다. 저녁 8시만 되도 조용해진 거리는 큰소리 하나 없다. 치안이 좋다는 걸 느끼지만 동시에 사람이 없어 동네가 조용한 걸 보면 씁쓸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경로잔치 및 어려운 이웃 생필품 전달 

대원들은 방범대 활동 중 가장 보람 있는 활동으로 경로잔치를 꼽았다. 지난 2009년 제1회를 시작으로 매년 각 마을별로 서너 가구 정도 선정해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2년째 중단됐지만, 지난 2019년 10월에도 청풍원휴게소 연회장에서 독거노인과 마을이장들을 포함해 300여명이 함께 했다. 식사와 함께 품바, 마술, 난타, 댄스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해왔다. 대원들의 아내들이 자발적으로 조

직한 방범대 부녀회도 행사에 참여해 일손을 돕는다. 
대원들이 어르신 댁을 찾아봬 직접 모시는데 노인 분들이 “우리 같은 힘없는 사람들을 챙겨줘서 고맙네. 힘내소”라며 어깨를 두드리면 그간의 노고가 사그라든다. 
경로잔치 비용은 방범대 운영비를 아끼고 부족한 부분은 대원들이 십시일반 모아 마련했다. 경로잔치는 올해부터 다시 열 예정이다.

또 방범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난 4월 25일부터 5일간 ‘어려운 이웃 생필품 전달사업’을 진행했다. 대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정성으로 각 가정에 직접 찾아가 안부 인사를 드리고 생필품을 지원해드렸다. 개인적으로 물품을 지원해 이웃사랑에 참여한 군민들도 많다. 

 

‘영암읍방범대와 함께하는 영암사랑 쓰레기 담기운동’…영영쓰담 운동

코로나19로 인해 방범대의 활동이 제한됐다. 대원들은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봉사활동, 군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도보로 순찰도 하고, 운동도 하고, 쓰레기를 주우며 깨끗한 거리를 만들 수 있는 ‘영영쓰담’이었다. 지난해에 서너번 진행한 뒤, 올해는 지난달 4일에 50명이 넘는 대원 가족과 군민들이 영암읍내의 깨끗한 환경에 일조했다. 

배명주 대장은 “우리가 시작하니 다른 단체들도 따라서 하게 되더라. 이렇게 선한 영향력이 발휘되고 또 선순환하는 것을 보면 기쁘다”라고 말했다.

 

월출산 유채꽃축제 등 대외 협력

영암읍 자율방범대는 지난 4월 15일부터 24일까지 월출산 경관단지에서 열린 유채꽃축제가 아무런 사고 없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했던 숨은 공신이다. 코로나19가 서서히 사그라들고 관광객과 차량들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대원들은 개막식(15일)을 시작으로 3일간 하루에 7시간이 넘게 교통정리 근무를 섰는데 매번 인원이 부족했다. 방범대 부녀회 또한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섰다. 수익금의 일부를 독거노인 잔치에 쓰기 위해 부스에서 간단한 간식과 음료를 판매했다. 
방범대는 왕인문화축제 등 영암군이나 지역단체의 행사가 있을 때, 교통정리와 순찰을 필요로 한다면 어디든 지원을 나가고 있다. 

 

재정비보다는 인적자원이 절실 

배명주 대장은 “‘자율방법대법’도 제정돼서 재정비의 어려움은 점차 해소될 것 같다. 제일 필요한 건 인적자원이다”라고 강조했다. 

배 대장은 “젊은 친구들이 있으면 좋지만 읍내 청년이 없으니 관내 단체들과도 화합하고 연대해야 한다”라며 “방범대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으로 지역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면 뿌듯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 대장은 대원들에게 “지금도 잘해주고 있어 고맙다. 봉사단체라 강요할 수는 없지만 큰 행사들의 경우에는 조금만 더 책임감을 갖고 참여해줬으면 한다”라며 “선배들이 시간을 할애해 모범을 보이면 후배들도 배우며 끈끈한 방범대가 될 것이다”라고 당부했다.

배 대장은 “주말, 공휴일에도 행사가 있으면 지원요청을 받고 나가서 가족들의 불평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막상 끝내고 나면 수고했다며 격려한다. 이웃사랑 행사에서는 가족들이 오히려 더 기분 좋게 참여한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발견한 범죄에 강제력을 행사할 수는 없다. 하지만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자긍심이 12년간의 대원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하며 지역사회의 파수꾼으로서 의지를 다졌다.

영암읍 자율방범대의 이웃사랑은 지역사회에서 세를 키우며 선거판만 기웃거리는 일부 사회단체들에게도 좋은 선례를 남겼다. 이러한 이웃사랑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확대되도록 군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영암읍 자율방범대는 만 25세 이상 50세 이하로 영암읍에 주소지를 두거나 직장에 다니는 군민, 지역을 위해 작은 발걸음 함께 하고픈 군민은 언제든지 환영한다. 

김강은 기자  news@woor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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