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유일의 준종합병원인 영암병원이 병원 운영의 정상화를 선언하며 지난 5일부터 정상 진료를 시작했다.
지난해 4월 응급의료기관(권역응급의료센터)을 자진반납하며 지역에 의료 서비스 공백을 초래했던 영암병원은 9월 경영진 승계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와 더불어 체불임금을 둘러싼 노조와의 갈등 등 지역사회에 큰 혼란을 초래했었다.
지역사회의 계속된 질책과 우려 속에서 영암병원 측은 지난 연말 경영진·채권단·노동조합 간의 극적인 타협을 이끌어 내고 병원 정상화를 위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지난 2일 영암병원 문형철 이사장은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그동안 경영권 승계, 노사갈등으로 인해 영암 지역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죄드린다”며 군민들에게 사죄의 뜻을 표명하였고 “향후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영암군민의 건강을 지키고 영암지역 발전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병원 운영의 정상화를 시작하는 단계로 ‘한방과, 내과, 정형외과, 일반외과, 정신과 진료’를 재개했으며, 응급실은 우선적으로 주말 진료와 밤 9시까지 야간진료를 운영해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영암병원 노사간 관계회복을 위해 박성권 노조 지부장을 비롯해 해고 및 정직자를 업무복귀 시켰고, 체불임금의 절반을 우선 지불하고 미지급분도 이달 15일까지 지불하기로 약속했다. 채권단과도 협의를 통해 ‘법인회생절차’를 취하했으며, 경영 악화로 인한 채권단의 압류 해제를 이끌어내 정상운영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에 영암읍의 한 주민은 “엊그제 TV를 보니 머리를 다친 환자가 응급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사망했다는 뉴스가 있었다”며 “영암병원 문제가 지역 주민 입장에서 매우 걱정됐었는데 정상화된다고 하니 다행이다”고 크게 환영했다.
하지만, 여전히 응급실만큼은 24시간 정상 운영을 위해 지역 사회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영암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응급실을 정상 운영하게되면 매달 6천만원 가량의 적자가 누적될 수 밖에 없는데, 경영이 안정되지 못한 현 상황에서 병원 스스로 감당하기에 부담이 되서 어렵다고 한다. 물론 의료서비스의 만족도를 높여 빠른 경영 안정을 이뤄낸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지금 당장 주민의 불편함을 해소해야한다는 대의명분으로 새 경영진에 힘을 실어줬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현 상태로는 2016년 4월까지 이전 경영진에 의해 자진 반납된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재지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영암군과 전라남도 등 행정기관에서도 응급실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24시간 응급실 운영에 머리를 맞대고 논의 중이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달 내에 영암병원을 당직의료기관(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하고 24시간 응급진료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9개월 동안의 길었던 지역 응급의료 공백에 마지막까지 ‘양보’와 ‘협조’를 통해 ‘을미년 대타협’을 이뤄냈으면 한다.
한편, 응급의료기관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 시·도지사가 지정하는 지역응급의료센터, 시장·군수가 지정하는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구분해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