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인박사의 출생지가 영암으로 알려지게 되었던 배경을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리며 왕인박사에 대한 인식의 지평이 넓어지는 기회가 마련됐다.
지난 2일 광주여자대학교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사)왕인박사현창협회 주최한 ‘2021 왕인박사 학술대회’가 진행됐다. 

이날 학술대회는 ‘왕인박사 영암 출생설의 배경’을 주제로 동국대학교 동국역사문화연구소 박남수 선임연구원, 광주교육대학교 김덕진 교수, 신라대학교 조명제 교수, (사)왕인박사현창협회 왕인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광주여자대학교 정성일 교수가 각각의 조사·연구를 기초로 발표를 이어갔다.

먼저 박남수 선임연구원은 ‘근대 이전 시기 왕인박사 영암 출생설’을 주제로 부정론과 긍정론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왕인박사 영암 출생설이 지니고 있는 문제와 한계점을 지적하고, 왕인이 왜에 파견된 시기와 관련해 그 역사적 배경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박 연구원은 왕인의 일본 파견 시기를 칠지도 제작시기와 관련성을 살피며, 왕인을 초치하기 위해 파견된 ‘일본서기’ 황전별 기사를 분석, 검토함으로써 왕인 도왜의 영암 관련성 여부를 발표했다.

이어 광주교육대학교 김덕진 교수가 ‘1920년대 전남 유림의 동향과 왕인박사의 영암 출생설’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왕인박사의 영암 출신설이 지상(紙上)에 최초로 기사화된 때는 1925년 ‘창명’ 발간으로 현재 파악되고 있지만, 정황상 그 이전일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하더라도 그 시기는 1919년 이후로 봄이 타당할 것 같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다음으로 신라대학교 역사문화학과 조명제 교수가 ‘1920~30년대 전남 지역 일본불교 정토진종 대곡파의 동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조 교수는 “식민지 포교에 나선 일본불교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시각으로 인해 연구 대상으로 취급하지 않거나 식민지 침략의 앞잡이라는 선험적 결론이 앞선 연구가 여전히 적지 않은 실정이다”면서 “근래에 재조선 일본인 사회에 대한 연구가 확산되면서 새로운 시각과 방법론이 이루어지는 것에 비해 재조선 일본불교사에 대해서는 여전히 관심 밖에 놓여 있다”며 일본 불교에 대한 접근과 근대불교사를 검토하는 작업이 선결 과제라는 시각을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사)왕인박사현창협회의 왕인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광주여자대학교 정성일 교수가 ‘1930~40년대 왕인박사 상징물 건립 추진’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정 교수는 “‘왕인박사 영암 출생설’이 1920년대 전남 유림(儒林) 사회에 실제로 존재하고 있었음은 어느 정도 증명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면서도 “1919년 독립 만세 운동 이후 ‘내선융합(內鮮融合)’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식민지 지배 정책이 추진되면서, 1920년대 초반부터 고대 인물인 왕인박사를 상징화(형상화) 하려는 움직임이 여러 지역에서 있었다”면서 식민지 관료에 의해 충남 부여, 공주 등에서 시도되었던 사례 등을 전했다. 

왕인박사현창협회 전석홍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서 영암이 왕인박사 출생지로 알려지게 된 배경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기회가 되었고, 더 나아가서 왕인박사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한층 깊게 하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