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자문위원 우지영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던 JTBC 드라마 ‘런 온(Run On)’의 주인공 오미주(신세경 분)는 ‘보호종료아동’이다. 드라마 속 그녀는 사람들의 섣부른 동정심에 상처를 받을수록 더욱 있어 보이게 외화번역가로 살고 싶어 한다. 과연 현실에서도 ‘보호종료아동’들은 오미주처럼 자립하며 잘살 수 있을까?

현재 경제적인 문제나 여러 이유로 부모가 양육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만 18세 전까지 아동양육시설, 가정위탁, 공동생활가정의 보호를 받고 있다. 하지만 만18세가 되면 보호가 종료돼 보육시설에서 나와 자립해야 한다.
2019년 기준으로 보호 아동수는 약 2만4천명이며 이 중 보호종료된 아동은 총 2,587명이다. 보호아동이 발생하는 원인이 과거에는 미혼부모, 미아가 많았는데 요즘은 아동학대, 이혼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보건복지부 ‘보호종료아동 자립수당 지급’ 예산안은 220억원이다. 보호종료아동 대상자에게 자립수당 월 30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이에 지자체들은 최소 500만원 이상을 추가 지원하고 있다. 그 외 관련해 아동발달지원계좌 250억원, 요보호아동자립지원 32억원 등이 있다.

‘아동발달지원계좌 ’사업은 취약계층 아동의 만18세 이후 사회 진출시 학자금 등 초기 자금 마련 지원을 위해 아동이 후원을 통하여 일정액을 적립할 경우 국가에서 1:1 매칭 펀드로 동일 금액을 지원한다. ‘요보호아동자립지원’ 사업은 ‘경계선지능아동 자립지원’, ‘보호종료아동 주거지원 통합서비스’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결과적으로 초기 자립지원금은 ‘보호종료아동’ 1인당 평균 약 1,053만 원(2016년 보호종결아동 자립실태 및 욕구조사_보건복지부)정도를 받게 된다. 하지만 ‘보호종료아동’의 상당수가 주거 및 취업 등의 어려움, 그리고 심리, 사회적 문제를 겪고 있다.
‘보호종료아동’의 31%가 자립지원금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기초생활수급(55만원)을 신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호종료아동’이 일을 해서 수입이 생기면 근로자격이 있다고 판단돼서 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아동들은 기초생활 수급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부러 직업을 갖지 않거나 소액만 받는 단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주거가 가장 큰 문제인데 ‘보호종료아동’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거정책은 ‘전세금 지원’과 ‘주택 지원’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전세금을 지원해주는 ‘소년소녀가정 전세주택 지원’과 보호종료아동에게 1순위 자격을 주는 ‘청년전세임대주택’이 있지만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57%가 몰려 있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 국정과제로 ‘아동학대 대응 근절 및 보호가 필요한 아동지원 강화’, ‘보호가 필요한 아동 지원 확대’ 등이 지정되어있다. 정부는 보호종료 후 몇 년 동안 얼마정도의 기초 생계비를 지원하는 획일적 방식에서 벗어나 예산을 확대하고 ‘보호종료아동’ 대상별 맞춤식 지원을 통해 ‘보호종료아동’이 제대로 자립을 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그들이 세상과 소통하고 삶이 지속될 수 있도록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런 온(Run On)’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