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꽃따리 농장 김선학·조현자 부부, “자연의 생태를 알려주고 싶어요”

12월 초까지 체험 운영···“달콤한 귤 맛보고 따 가세요”
원예치료사·교육농장·치유농장 등 자격위한 끝없는 도전
[2021년 11월 5일 / 제341호]
우용희 기자l승인2021.11.05l수정2021.11.1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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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밥 먹으러 가야할 시간이에요”
“우리 맛있는 귤 하나만 더 따가면 안돼요?”

육지에서는 흔하지 않은 감귤 체험농장에서 꼬마손님들과 선생님들이 힘겨루기 중이다. 목포의 한 어린이집에서 찾아온 오늘의 세 번째 단체손님인데, 아이들은 점심시간이 다 되었지만 돌아가기 싫은 눈치다. 아이들에게 한 봉지의 감귤이 전해지자 그제야 발을 돌린다.

미암면 선황리에 위치한 ‘월출산 꽃따리 농장’이 지난주부터 감귤체험을 시작했다. 평일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학교 등의 단체 손님, 주말에는 가족 단위의 감귤 따기 체험이 이뤄지고 있다. 12월 초까지 감귤체험을 이어갈 생각인데, 입소문만으로도 예약이 줄을 잇는다.

‘월출산 꽃다리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선학(71) 씨와 부인 조현자(69) 씨는 ‘제주도까지 가지 않고도 육지에서 감귤을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농장’을 만들고 싶었다. 마음먹은 김에 김선학 씨 부부는 운영하던 벼 육묘장에 감귤을 심었다. 그리고 벌써 8년여의 시간이 흘렀고, 마침내 그 생각은 현실화되고 있다

사실 2019년부터 감귤체험의 운영을 시작했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았었고, 이어 곧바로 코로나19가 불어 닥친 탓에 지난해까지는 문을 닫아야만 했다. 사실상 올해가 처음인 셈이다. 김선학 씨는 “세상살이가 뜻대로 되지는 않더라구요”라고 푸념하면서도 “나는 기회가 없어서 배움이 부족했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은 다양하게 경험해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어요”라며 소신과 고집을 늘어놓았다.

김 씨는 벼 육묘장으로 사용하던 시설하우스를 개조하고 감귤과 딸기를 심었던 그때의 이야기부터 꺼냈다. 김 씨 부부는 2014년 가을 ‘고설재배’라는 자동화 농법을 도입해 600평 규모의 딸기 농사를 지었다. 이때도 3~4년 동안 체험농장을 운영했었다. 하지만, 많은 돈을 투자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음에도 일 년 열두 달 쉴 틈이 없었다고 한다. 고생은 고생대로 했지만 투자한 만큼의 벌이를 건져내기가 어려웠다. 이어 갑작스레 자녀에게 큰 병이 찾아왔고, 자녀의 병시중을 하느라 농사일을 돌보는 데는 어려움이 따랐다. 그렇기에 하루 온종일 일손을 넣어줘야 하는 딸기는 접어야만 했다.

딸기와 함께 심었던 감귤은 다행히 잘 커주었다. 800평의 3연동 비닐하우스에 심겨진 8년생 감귤나무 500주에는 주렁주렁 감귤이 열렸다. 육묘장으로 사용할 때 시멘트로 포장했던 통로들은 체험농장으로 운영하기에 최적의 환경이 되었다. 어린이들이 다니기에도 아주 좋고 유모차를 밀고 다녀도 불편함이 없다.

김선학 씨는 “처음에 감귤을 심을 때 여러 사람들에게 핀잔을 많이 들었어요”라며 “다들 ‘영암은 한라봉을 하는데 지원금도 한 푼 없는 감귤을 심었냐’면서 한마디씩 하더라구요”하며 웃음을 머금었다. 월출산 꽃따리 농장의 감귤은 조생종인 일남1호라는 품종이다. 김 씨는 열매를 솎지 않아도 되고, 겨울에도 비닐하우스 덮개만 잘 덮어주며 별도의 난방은 하지 않아도 돼 관리에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또 이곳의 감귤은 수분이 많지 않아서 오래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귤은 수분이 많아, 건조할 때 습도조절을 위한 천연 가습기 역할로 귤껍질을 사용하곤 한다. 바로 제주도 귤은 수분이 많아서 습도조절은 가능하지만 반면에 보관하기는 어려워 금세 썩는데, 이런 점에서 영암 귤은 차이가 있다고 한다.

감귤 따기 체험비로는 1인당 5천원씩 받고 있으며, 체험 후 1㎏씩 가져갈 수 있다. 다만 예리한 원예용 가위의 위험성 때문에 어린이 단체 체험은 인솔자에게만 가위를 주고 있다. 이런 세심한 관리는 ‘원예치료사 강사’라는 자격을 갖춘 김선학 씨의 준비에서부터 출발한다. 부인인 조현자 씨도 체험농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을 위해 꽃차라도 내줄 요량으로 ‘바리스타’ 자격과 꽃차 교육을 받았다.

김 씨는 “누군가를 가르치려다 보니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자격도 갖춰야 된다고 생각했어요”라며 “올해는 교육농장을 해보려고 준비하면서 관광농업 교육이랑 안전관리 교육도 다 받았는데, 정작 신청하려고 보니 민간업체가 관리하면서 서류도 복잡하고 인터넷으로만 접수해 나이 먹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구나하고 생각했어요”라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김선학 씨는 내년에는 ‘치유농장’에도 도전하겠다고 한다. 김선학 씨는 “소득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교육적 측면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에요”라면서 “감귤뿐만 아니라 내년에 키울 동백꽃, 늘 키워오고 관리하는 토종야생화 등으로 학생들에게 물을 주고 키우는 생태교육을 가르쳐주고 싶습니다”라며 도전과 실천에 의한 끝없는 이야기가 계속될 것임을 알렸다.

우용희 기자  news@woor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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