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자 발행인

‘8월 백로에 비가 오면 십 리 천석을 늘린다’고 합니다. 백로가 음력으로 8월에 끼어있고, 그 백로 날에 비가 내린다면 풍년이 든다는 속담입니다. 마침 올해 백로는 비가 내렸고 음력으로는 8월 초하루였습니다.

가을 들녘은 수확철을 맞아 풍년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른 추수에 들어갑니다. 또 추석을 앞둔 과수농가는 대목 맞이 수확에 나서고 있습니다.
잠시 누린 수확의 기쁨도 그리 길게 가지 않습니다. 어느새 부터인가 농촌 현장에서 주된 일손으로 자리잡아버린 외국인 노동자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때문에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농민들의 시름도 깊어갑니다. 인건비 또한 일당 15만원을 넘어서며 농가소득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특히 일손 구하기 경쟁마저 심해지고 일꾼 뺏기 사례도 속출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갈등을 고스란히 지역 공동체가 떠안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처럼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19를 감기처럼 인류와 함께 갈 수 있는 역병으로 보고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위드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어떻게 만들어 가야할 것인가’의 문제는 매우 중차대한 것입니다.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대,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코로나19 이전의 사회와는 많은 부분에서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영암우리신문은 ‘위드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질서가 균형과 상생을 원칙으로 준비될 수 있도록 함께 머리를 맞댈 것이며, 힘의 논리에 따른 폭압과 이기적 행태를 경계해 나가며 지역 언론의 역할들을 해 나갈 생각입니다.

새로이 대표이사에 취임한 지난 2개월 동안, 영암우리신문의 현재를 되돌아보며 여러 고민들을 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신문의 여건 속에서 코로나19마저 더해 쉬이 헤쳐나가기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창립 7주년을 맞이하는 영암우리신문이 여러 발자취를 남겼음을 많은 분들이 알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5년 연속 선정사로서 지역신문의 역할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코로나 극복 캠페인 운영과 장학기금 기탁, 청소년들의 사회 참여를 위한 청소년신문 발행 등등의 사회적 역할에도 크고 작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사회 속에서 시민단체의 성격까지 겸하며 운영되었던 지난 7년의 경험은 매우 소중한 것들이었습니다. 

올 하반기부터 영암우리신문은 그동안 코로나19를 핑계로 놓치고 있었던 부분들을 다시 하나하나 채워보고자 합니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현재 지정된 예비사회적기업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또한 초심을 다시 되새겨 이름 낮은 이들의 값진 삶과 그 목소리를 더욱 소중하게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서의 건강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제언에도 더 과감히 쏟아내겠습니다. 이를 위해 더 낮은 곳에서의 다양한 이야기를 모으고 소통해 나가겠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늘 지켜봐주시고 따끔한 질책과 응원으로 격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창립 7주년을 맞이하는 동안 든든한 힘이 되어주셨던 독자여러분과 조합원, 지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모두 함께 힘내시길 바랍니다. 영암우리신문은 항상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