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영암고등학교 김영식 전)교장

지난달 31일을 끝으로 40여년의 교직생활을 정리하는 영암고등학교 김영식 전 교장을 찾아 그동안의 소회를 듣는 자리를 가졌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Q. 교직생활의 마지막을 영암고등학교에서 마치게 된 소감은?

A. 제가 전남대학교 사범대학을 83년도에 졸업하고 그 이후로 줄곧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2008년 9월에 장학사로 전직하여 7년 동안 교육지원청과 도교육청에서 장학사로 행정업무를 수행하였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교감, 교장으로 재직하여 왔습니다. 

제 교직인생의 마지막을 유서 깊은 영암의 중심학교인 영암고등학교에서 마무리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영광이고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흔히들 학교관리자들이 일반고를 기피하고 6학급 규모의 중학교에서 편안하고 무탈하게 교직을 마치고자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일반고 중에서도 특히 우리 학교와 같이 비평준화지역의 비거점 일반고는 가장 선호하지 않는 학교입니다만 저는 자원해서 우리학교에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교직의 마지막을 편안함보다는 최선을 다해 보람과 소명감을 위해 복무하자는 개인적 생각으로 이곳에 왔는데 지나고 보니 짧다면 짧은 1년 6개월이었지만 의미 있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Q. 곧 어른이 될 영암고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A. 제가 이곳에 오면서 우리 학생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자는 것과 자주적인 삶을 강조해 왔습니다. 이 시대 이 역사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필요한 것이 세상을 보는 바른 가치관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보는 인생관이나 세계관도 바른 가치관을 지녔을 때 훌륭하게 정립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삶은 자신이 주도적으로 책임진다는 확고한 신념아래 미래를 꿈꾸고 인생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나 타인에게 의지하는 삶은 인생의 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이를 위해 학생 자신들이 스스로를 북돋우며 학교생활을 해야겠지만 학교에서도 일시적인 학업성취나 정서 행동적 특성으로 학생들을 재단하지 말고 신뢰와 사랑으로 한결같은 교육을 베풀 수 있도록 교육력을 발휘하여야 하겠지요.

Q. 영암고등학교에서 아쉬웠던 점과 인상깊었던 점은?

A. 영암고에 재직하면서 제가 학교장으로서 하고 싶었던 일은 대체로 다 이루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쉬웠던 점이라고 한다면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하여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마음껏 펼치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특히, 학생들의 가치관을 함양하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기획했었는데 우리 학생들에게 인문학의 진수와 금융, 사회, 근대사, 철학 등의 분야에서 사계의 권위자를 초청하여 지식의 지평을 넓혀주고 식견을 높여주려는 계획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지금도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보다는 보람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은 도교육청과 지역사회의 협조로 여러 가지 시설과 교육환경 개선을 이룩한 점과 학생들의 진학실적을 괄목할 만하게 성취한 것도 있지만 우리 학교가 농업학교로 개교 이래 이어져 왔던 오래된 교훈을 교육목표의 변천과 시대정신의 변화에 따라 기존의 신의, 경애, 협동에서 자유, 정의, 진리로 변경하고 동문들의 협조로 교정에 교훈 석비를 설치하여 영원히 학교의 교육이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였다는 점입니다. 

교훈에서 말하는 자유는 흔히 말하는 근대의 이념인 자유와 경쟁의 자유가 아니라 학생들이 각자의 소질과 특성을 있는 그대로 발현한다는 의미의 자유로서 교육적인 가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영암고를 거쳐 가는 사람이라면 자신만의 소질과 특성을 십분 발휘하면서 건전한 가치관을 토대로 자주적인 삶을 살아가는 정의로운 시민이 되어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