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힐링은 ‘꿈’…갈등만 무성한 ‘청주 우암산걷기길’

[2021년 8월 13일 / 제330호] <공동취재> 우용희·안이숙 기자l승인2021.08.17l수정2021.08.1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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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산둘레길에 설치된 부교

국가철도망 X축의 중심인 오송역, 충청권 유일의 공항인 청주국제공항, 질병관리청·국립보건연구원·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국가기관과 국내 유수의 바이오산업·제약회사들이 모여 있는 오송생명과학단지 등등. 충청북도의 도청소재지인 청주시의 현재이다.
85만 인구의 청주시는 1949년 시로 승격되었지만, 인구 규모로만 보면 1970년 무렵까지는 영암군과 비슷한 규모(14만여명)였다.
청원군을 흡수 통합하는 한편, 천혜의 입지 조건과 주변 환경, 또 교통의 발달에 따라 청주시의 발전은 빠르게 진행되고 인구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역사와 자연 잇는 대청호 호반 산책로 ‘문산둘레길’
호수 위에 설치한 부교, 개장도 못하고 이용 불가 판정
15억원 혈세 낭비…추진했던 공무원 3명 징계 처분

도시의 확장과 인구증가에 따라 시민들의 여가 생활 충족을 위해 꾸준히 정주 환경을 조성해 나가던 청주시가 올해 들어 둘레길과 관련해 연거푸 헛발질이다.   
청주시 남쪽에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풍광을 자랑하는 대청호가 있으며, 그 호반 옆에는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라 불리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별장 ‘청남대’가 있다. 청남대는 노무현 정부가 국민에게 환원하며 공개돼 늘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다.

또 대청호를 중심으로 청남대와 마주보고 있는 문의문화재단지(文義文化財團地)도 있다. 문의문화재단지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재현해 조상들의 삶과 얼을 되살리고 배우기 위한 역사의 교육장으로 지방유형문화재인 문산관을 비롯하여 전통가옥, 민속자료전시관 등 고건물과 장승, 연자방아, 성황당 등 생활터전이 재현되어 있다.

청주시는 옛 역사의 숨결이 배어있는 문의문화재단지와 대청호반의 아름다운 경치를 연결하는 호반 산책로인 ‘문산둘레길’을 조성했다. 3㎞ 가량 조성된 문산둘레길에는 대청호 호수면 위에 떠있는 길이 300m의 부교(浮橋)를 설치하는 등 약 16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 개장도 못하고 철거된 부교가 있던 장소

부교 설치에만 14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개장조차 해보지 못하고 8000만원 가량의 철거 비용을 추가 소요해 2개월에 걸쳐 원상 복구했다. 하지만 2019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조성됐지만 잇따른 태풍과 집중호우 등에 따라 대청호 수위가 높아지며 공사가 지연되는 등 조성 계획에 차질을 빚으며 지난해 12월에야 준공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준공 후에도 말썽은 계속됐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날씨 상황에 따라 둘레길의 부교 이용을 통제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준공과 동시에 3개월에 걸쳐 구조안정성 검토 용역이 진행됐고 최종적으로 ‘이용불가’라는 최악의 결과를 받았다. 

탁상행정으로 혈세를 낭비했다는 시민들의 비난은 이어졌고, 결국 사업을 추진했던 관련 공무원 3명은 징계처분을 받았다.

10년만에 추진된 도심 속 힐링공간, 갈등 여전
시·시의회·시민·시민단체 ‘동상이몽’…다시 제동 
 

소백산맥의 끝줄기인 우암산(牛巖山, 338m)은 청주시가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청주시민들이 우암산 순환도로를 중심으로 가벼운 산행을 위해 자주 찾는 곳이다. 전국에 둘레길 열풍이 불던 2011년 청주시는 시민들의 도심 속 힐링 공간인 우암산에 둘레길 조성 사업을 추진했으나, 일부 단체와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무산됐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엇갈린 찬·반에 갈피를 못 잡던 우암산 둘레길 조성사업은 마침내 2020년에 이르러 시민사회단체의 토론회 등을 거쳐 다시 탄력을 받았다.  
이어 둘레길 조성사업 또한 환경부의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으로 선정되고, 10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예산마저 충청북도가 75%를 지원하기로 하며 청주시는 25%만 부담하기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청주시는 우암산 순환도로의 교통체계를 현재 양방향 통행에서 일부 구간을 일방통행으로 바꾸고 보도를 확장하며, 경관 및 조경 시설 설치, 각종 편의시설 확장 등의 내용을 담은 계획을 세웠다. 또 자연친화적인 보행자 중심의 도로환경 개선과 도심 속 휴식공간 조성 등을 목적으로 시민의견 수렴과 교통안전시설 심의를 거쳐 실시 설계 용역을 진행하며, 오는 2023년까지 명품 둘레길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로 추진 중이다.

하지만 우암산 걷기길 조성 사업은 다시 암초를 만났다. 지난 4월, 앞서 이야기됐던 ‘문산둘레길’의 부교에 대한 철거가 결정되고, ‘우암산걷기길’ 또한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자 부담을 느낀 청주시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청주시의회는 4월 28일 제1회 추경예산안에 올라온 우암산걷기길 조성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해 버렸다. 청주시의회가 밝힌 사업 예산 삭감의 공식적인 이유는 주민의견 수렴 부족이다.
그렇지만 청주시의회 역시 예산 삭감 의결에 대해 역풍을 맞았다. 이미 청주시의회가 지난해 5월 추경에서 3억5000만원과 올해 본예산에서 설계용역비 5억원을 의결해주며 우암산 걷기길 조성사업을 승인해줬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시의회의 예산 삭감에 따라 지적됐던 사항들을 재점검하며 주민의 의견을 더 수렴하고자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멸종위기종 서식처 복원과 생태습지, 야생초화원, 생태관찰 교육공간을 조성하고 전망대와 포토존, 쉼터 등 주민 의견 반영에 나서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주민의 의견 등을 고려해 설계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둘레길 조성사업을 깊이 있게 준비해 시민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것이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공동취재> 우용희·안이숙 기자  news@woor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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