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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부안군은 해안경관이 수려하고 주변 관광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코로나19로 예년만 못하지만 채석강과 변산반도를 중심으로 부안군에는 여름뿐만 아니라 4계절 내내 관광인파가 꾸준하다. 

2009년 부안군은 이러한 관광자원들을 잇는 ‘변산마실길’을 추진했다. 
‘마실’은 ‘마을’의 전라도 방언이다. 다만 ‘마실길’은 ‘마을’을 연결하는 길이기도 하지만, 이웃에 놀러 다니는 일을 뜻하는 ‘마실가다’의 의미가 더 부여됐다.
특히 변산마실길 중 일부 구간은 한국전쟁 이후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서해안 경비대의 해안초소들이 위치해 있어 마을사람들 조차 다니지 않았던 길은 김대중 정부가 일부를 민간에 환원하며 새롭게 바뀌어 갔다.

해안 걷는 ‘변산마실길’에 지역 잇는 ‘내륙마실길’

변산반도를 따라 해안선을 걷는 ‘변산마실길’은 새만금전시관을 시작으로 줄포 부안자연생태공원에 이르는 8개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1코스는 조개미 패총길로 새만금전시관에서 송포까지 5㎞의 구간이며, 2코스는 노루목 상사화길(송포~성천, 6㎞), 3코스 적벽강 노을길(성천~격포해수욕장~격포항, 7㎞), 4코스는 해넘이 솔섬길(격포항~솔섬, 5㎞), 5코스는 모항갯벌 체험길(솔섬~모항해수욕장, 9㎞), 6코스는 쌍계제 아홉구비길(모항해수욕장~왕포, 11㎞), 7코스는 곰소 소금밭길(왕포~곰소염전, 12㎞), 8코스 청자골 자연생태길(곰소염전~부안자연생태공원 11㎞)로 이어진다.

이 가운데 관광객이 가장 많은 곳은 채석강 주변 해안을 걷는 3코스 적벽강 노을길이다. 사실 이 구간은 굳이 마실길이 있지 않았어도 사람이 모이는 곳이기는 하다. 하지만 ‘변산마실길’이 생기면서 이 구간의 인파가 다른 관광지로 자연스레 연결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점에서 해안길인 ‘변산마실길’에 나지막한 산과 들, 지역상권을 연결하는 ‘내륙마실길’도 5개 구간을 만들어 2012년에 개통하게 되었다. 내륙마실길은 9코스 반계선비길(개암사~우동마을, 14㎞), 10코스 계화도 간제길(계화도~석불간, 16㎞), 11코스 부사의 방장길(석불산~부안댐, 24㎞), 12코스 바지락 먹쟁이길(변산해수욕장~부안댐, 10㎞), 13코스 여인의 실크로드(성천~유유저수지~격포항, 10㎞)로 변산마실길에서 마을과 숨은 관광지, 상권을 잇게 되었다. 이러한 특수로 격포 인근 식당 등을 중심으로 상가에서도 탐방객들과 관광객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걷다가, 쉬다가, 놀다가, 먹다가’
관광 연결의 ‘곰소 소금밭길’ 

변산마실길과 내륙마실길 13코스를 모두 거닐자면 40여 시간 이상 걸린다고 한다. 마실길만 걷는 것이 아닌 식당도 들르고 사진을 찍어가며 풍경을 만끽하자면 곱절도 더 걸릴 일이다.
이 가운데 마실길 구간 중 요즘 핫플레이스 상가가 있어 더 주목을 받고 있는 7코스 곰소 소금밭길을 찾았다.

7코스는 전나무숲길을 걸어 천년사찰 내소사 탐방과 연계되며, 칠산어장의 풍부한 생선과 그릇을 구어낸 진서 도요지, 소금밭 천일염이 어우러진 젓갈의 명승지 곰소항에 이르는 코스로 변산팔경의 하나인 웅연조대를 감상하면서 맛깔스런 젓갈백반을 맛볼 수 있는 구간이다.
7구간 시작인 왕포항구 마을은 집집마다 담장을 꾸민 벽화로 마중하고 있다. 해안선을 따라 신선과 부처님을 함께 볼 수 있다는 관선마을, 고려자기를 만들었다는 작도마을 등을 거쳐 젓갈로 유명한 ‘곰소항’에 이른다.

‘변산마실길’은 바닷가의 전망이 좋은 곳들이 즐비해 곳곳마다 숙박시설과 카페, 식당 등도 꾸준히 이어져 있어, 쉬엄쉬엄 거닐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곰소항부터 7코스가 끝나는 곰소염전까지는 진서면 소재지를 통과하는 구간으로 현지인과 관광객이 어우러져 인파가 넘친다.

7코스 종점이자 8코스의 시작은 곰소염전이다. 장마기간이라 곰소염전은 운영이 중단된 상태이기에 일꾼조차 없이 쓸쓸한 모습이다. 반면에 곰소염전 바로 앞에 위치한 식당가에는 줄을 서 기다리는 관광객들로 가득차 있었다. ‘슬지제빵소’라는 이 가게는 오색찐빵과 단짠(달고 짠) 소금커피 등을 판매하는 곳으로 전국에서 찾을 정도로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반나절 둘러보며 모든 것을 확인할 수는 없겠지만, 해안 풍경과 체험관광을 이끄는 어촌마을, 그리고 먹거리가 풍부한 상가들이 즐비한 ‘변산마실길 7코스’는 지역의 천연자원과 관광, 경제를 연결했을 때의 효과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공동취재> 우용희·안이숙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