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실 타래 같은 내 청춘

[2016년 7월 15일 / 제82호] 우리 할머니집 마실꾼들 이야기 - 1 영암우리신문l승인2016.09.27l수정2016.09.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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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조 정
(영암읍 회문리 출생)

성님 거그 실 한 타래 이리 주실라요 시작헌 짐에 다 감고 가사재 낼까지 하것소 성님은 물팍에 남은 놈만 감고 동치미나 한 그럭 떠다 주먼 쓰것소야 워메워메 새 미영실 같은 이 내 청춘 어디로 가부렀으꼬 물팍에 실타래 걸고 실 감을 때마동 우리 영감 생각나요

안개가 앞도 안 보이게 낀 날인디 밥 묵고 나무하러 간다고 허리에다 새 사내키 감고 짚신을 삼습디다 아척밥솥에 불 때서 자자질 때나 되얐으까 왓다갔다 함서 봉께 한 짝을 다 삼어서 옆구리로 돌려놓고 다른 짝을 막 삼을락 한디 웃동네 기수가 총 멘 사나그 데꼬 사립 앞에서 어야 이리 잔 나와보소 그랑께 신 삼던 채로 인나서 갑디다

짐치 썰어놓고 상을 다 보고는 어째 안 오까하고 서성거린디 학교 앞이서 총소리가 빵 나드란 말이요 아닐테재 아닐테재 함서도 오메 소름이 짝 끼치등만이

조깐 있응께 기수하고 또 한 놈이 우리 집 담 밑으로 지나감서 오메 저놈 죽애붕게 작년 팔월에 묵은 송편이 쑥 내래간 것 같다야 그람서 킬킬 웃어

발이 땅에 닫는가 어짱가를 모르고 담박질해서 가봤등만 학교 앞 다리 옆에 서숙밭 안 있었소 거그다가 세와놓고 총을 놨습디다
삼던 짚신 디룽디룽 달고 나가든 모습이 안 잊히요 안 잊히요 이 밤이 얼매나 지나야 그 징한 세상을 잊고 살 수가 있으까 성님.

우리 삼심이 즈가부지가 기수한테 잘못한 것이라고는 한 가지배끼 없소
인공 전 일이요 우리 소로 논 갈아도라 해서 딴 집이 약조가 되야 있응게 당일은 어렵고 사흘 후에 해준다고 했등만 아조 못 들을 욕을 퍼붓고 간 적이 있소 근다고 사람을 죽인다요

우리 아들이 저 사람들 짐 한 번 져다준 적 있다고 빨갱이 애비라 죽 닥 한디, 그것이 아니어라 살던 동네 뜨도 못 허고 한 동네서 얼굴 보고 살기도 징하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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