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승소’에 주름 편 주민들…영암군이 항소로 ‘찬물’

[2021년 2월 19일 / 제306호] 노경선 기자l승인2021.02.19l수정2021.02.1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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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포 영가척마을, 법정 다툼 끝에 ‘허가 취소’ 얻어내
재판부, “주민피해·공익 간 비교평가 없는 허가…위법”
영암군, “게을렀다는 판결 받아들일 수 없어 항소 결정”
주민들, “공무원 명예회복 한다며 주민에 칼 겨눠”…비판

지난달 28일 도포면 영가척마을에 들어선 태양광발전 시설에 대해 재판부가 허가취소 결정을 내렸다. 

2년에 걸친 힘겨운 법정 다툼 끝에 승소했던 주민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기쁨도 잠시였다. 영암군이 판정에 불복하며 ‘항소’라는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영암군은 법원이 주민들의 손을 들어준 주된 이유인 ‘재량권 해태(懈怠, 게으름)’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주민들과 영암군과의 법적다툼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도포면 영가척마을 태양광발전시설을 둘러싼 대립은 지난 2018년 4월, 영암군이 태양광 발전시설 부지조성을 목적으로 도포면 봉호리 일대 1만3071㎡, 1579㎡의 부지의 개발행위신청을 허가하며 시작됐다.

당시 영가척마을 주민들은 해당부지에 태양광발전 시설이 들어온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지난 2019년 3월 정보공개청구 절차를 거치고 나서야 개발행위가 허가됐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같은 해 5월 영암군을 상대로 허가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전라남도 행정심판위원회는 심판청구 기간인 180일이 지났다는 이유로 청구를 각하했으며, 주민들은 2019년 9월 영암군을 상대로 해당허가의 무효·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소송의 청구 이유로 주민설명회 미개최 등 절차적 하자, 이격거리 제한 위반, 허가조건 위반 등과 함께 환경·재산·생존권 침해 등을 평가하지 않은 재량권 일탈·남용을 주장했다.

재판부는 주민들의 앞선 모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재량권 일탈·남용에 대해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었음에도 행사하지 않았거나 해태했다’는 취지로 주민들의 손을 들었다.

‘해태’는 ‘어떤 법률 행위를 할 기일을 이유 없이 넘겨 책임을 다하지 아니하는 일’을 뜻하는 법률 용어로 재판부는 영암군이 태양광발전시설 설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주민들의 피해와 태양광시설 설치로 얻는 공공이익을 비교평가한 후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영암군이 이를 게을리 해 위법하다고 판단, 해당 허가의 취소판결을 내렸다.

이에, 피고인 영암군은 법원의 판결에 불복, 지난 10일 항소를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재판부가 판단한 ‘재량권 해태’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이번 소송에서 제출하지 못한 자료들이 많은 만큼 해당 허가가 법적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해당 허가의 절차 상 아무런 법적문제가 없었다는 판단에 항소를 결정했다”며 “재판부가 내린 ‘재량권 해태’라는 부분에 대해 다소 억울한 부분이 있어 미처 제출하지 못한 자료들을 토대로 허가에 하자가 없음을 입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민들을 보호해야 할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의 명예회복을 위해 주민들을 상대로 칼을 겨눴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영암군이 승소할 경우 주민들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데다, 만약 군이 패소할 경우 원하던 명예회복마저 물 건너가는 상황인데 이번 항소로 군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군은 승소할 경우 앞으로 피해를 떠안고 살아가야 할 주민들을 위해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질문에 대해 군 관계자는 “승소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은 맞다”며 “추후 대책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주민들도 군의 항소 결정에 강력하게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가척마을 주민 A씨는 “군민들을 대표하고 보호해야 할 영암군이 힘없는 주민들을 상대로 항소했다는 것에 모든 주민들이 분개하고 있다”며 “군의 이번 항소결정은 주민들의 환경·재산·생존권보다 공무원들의 명예회복이 중하다는 논리로 받아들여지며,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평소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으로 이를 위해 끝까지 맞설 계획이다”고 밝혔다.

노경선 기자  news@woor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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