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박복한고

[2016년 9월 23일 / 제90호] 우리 할머니집 마실꾼들 이야기 - 9 영암우리신문l승인2016.09.26l수정2016.09.26 14:27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시인 조 정 (영암읍 출생)

성님, 쩌번창께 우리 집 모낸 날 생각나요? 성님이 새비 넣고 조린 갈치 맛나다고 안 했소 그날 샛것이 마땅찬해서 그바게 저재로 갈치 사러 갔어라 근디 역리 들어가는 삼거리서 개실리 아짐 만났소   

예 건강하십디다 아따 예순이 넘은 연센디 어찌 그라고 쌈빡하다요 낯빛이고 눈빛이고 뻣신 데가 없드만 미인이여 미인 반가와서 손을 잡고 안부를 물으시는디 음성도 크도 안 해
샛것 내갈 일이 그방께 불이 나게 돌아서 걸어 온디 무단히 구진 생각이 들드랑께
저렇게 이삔 이가 스물 맻에 혼자 되야가꼬 으찌케 손을 안 타고 지 감장을 하고 살았으꼬  

그랬것네 머리도 희어지고 주름도 잔 생기고 그라기는 하세도 고우시등만 각시 때는 가물가물하니 순한 눈에 귓밥에서 턱으로 내래가는 얼굴 태에 날씬헌 맵시가 말마치나 눈이 부셨재 어느 기생이 와 명함 내밀었다가는 빰 맞고 갈 자태라고 했다네
예펜네들 보기도 이쁜 사람을 두고 바쁘게 죽은 냥반은 억울했것어 그래도 빽다구있는 반가의 딸이고 시집이 원청 짱짱하니 딱 끼고 상께 누가 건들지 못 허재

아짐이 박복한 거시까 죽은 서방님이 박복한 거시까 성님 생각은 어짜요?
자네 생각은 어쩡가 나는 일찍 죽은 사램이 더 박복허다고 보네 죽어불먼 앙꿋도 아니여 더우니 더운 줄을 앙가 추니 춘 줄을 앙가 몸이 되고 속이 상코 그래도 나는 사는 것이 좋네

영암우리신문  news@wooriy.com
<저작권자 © 영암우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영암우리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 중앙로 17-1(2F)   |   대표전화 : 061-472-1470   |   팩스 : 061-472-1469
등록번호 : 전남 다 00347   |   발행처 : 영암언론협동조합   |   발행인 : 박노신   |   편집인 : 우용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용희
Copyright © 2019 영암우리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