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들~졸업을 축하합니다!”

영암여자중학교 3학년 교실에 설치 된 모니터를 통해 영암여중 1·2학년생들이 꾸민 영상이 잔잔하게 흘러나왔다.

예년 같았으면 교문을 들어서기 전부터 꽃 냄새가 가득했을 졸업식이었을 테지만 이날의 교문은 적막함만이 가득했다.

지난해 1월 첫 한국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년, 우리의 평범함을 앗아간 코로나19는 아이들에게 평생 간직될 추억의 한 페이지마저 바꿔놓았다.

각급 학교에서 때 이른 졸업식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학교들이 비대면 졸업식을 진행하거나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교육당국이 졸업식 등 교내외 행사에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최소 인원만 제한적으로 참여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영암 내 34개 초중교교 중 15일까지 졸업식을 진행 한 학교는 모두 10개교로 이들 학교 모두 온라인 비대면 졸업식을 진행했다.

지난 12일 졸업식을 연 영암여중도 기존 강당 졸업식을 뒤로하고 각급 교실 졸업식으로 대체했다.

주인공인 졸업생은 물론 선배들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후배들도 각 교실에 모여 방송반에서 송출하는 영상을 모니터로 지켜보며 멀리서 인사를 나누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애국가 제창이나 졸업식 노래, 후배들의 축하 인사 등은 모두 영상으로 대체됐다.

졸업장과 앨범을 받아든 한 졸업생은 “지난해에 선배들에게 꽃다발을 전해주며 축하를 했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는데 올해는 이렇게 조용히 진행하니 많이 아쉽다”며 “이렇게라도 졸업식을 열 수 있다는 것이 그래도 행복하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에 앞선 8일 졸업식을 개최한 낭주중은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택했다.

1·2학년 학생들은 교실에 삼삼오오모여 영상 졸업식을 지켜보고, 졸업생들은 부모의 차에 탄 채 졸업장을 받으며 교사들과 안녕의 인사를 나눴다. 졸업생, 교사 모두 사진 한 장 같이 찍지 못하는 졸업식에 섭섭한 표정이 역력했다.학교를 방문한 한 학부모는 “아이가 긴 시간을 함께했던 선생님, 친구들과 따듯한 포옹한 번 못한 것을 많이 아쉬워하는 것 같다”고 아쉬운 마음을 표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상당수 학교는 코로나19로 학생과 학부모 등 최소한 인원만 참석하고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졸업식을 했거나 준비 중이다”며 “많은 혼란이 있던 1년을 잘 버텨준 졸업생들이 기특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