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의회 5분 발언]중대재해 기업 처벌법 제정 촉구

[2020년 12월 24일 / 제299호] 영암우리신문l승인2020.12.24l수정2020.12.2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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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암군의회 의원 김기천
 

존경하는 강찬원 의장님.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지난 한 달 동안 의회의 목소리를 경청해주신 전동평 군수님을 비롯한 각 실과장님, 공직자 여러분 학산 미암 서호 군서 지역구 김기천 의원입니다.

저는 2020년 영암군 의회 정례회 마지막 날인 오늘 이 자리에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제출했지만 결국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동의를 얻지 못했습니다. 

이미 전남도의회가 지난 5월에 건의안을 의결한 이후 전국 각 의회에서, 심지어는 국민의 힘이 다수를 점한 영남권 의회에서조차 건의안이 채택되고 있는데 민생개혁과 노동존중사회를 당 노선으로 채택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님들의 반대에 가로막히고 말았습니다. 

더군다나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은 문재인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민주당 총선공약이었고 현 이낙연 대표의 일관된 약속이기도 합니다. 무엇이 문제입니까? 군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하는 대의보다 더 중대하고 긴급한 사유가 있었습니까? 말씀해 주십시오. 토론합시다.
사랑하는 영암군민 여러분

‘죽음의 일터로 또 밥 벌러 가는 사람’들이 그 일터에서 벗어나는 길은 죽음뿐인 반문명적 일이 오늘도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끼이고 떨어지고 깔리고 뒤집히고 부딪혀서 매일 6.5명, 해마다 20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일터에 ‘다녀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가족의 곁을 영영 떠나가고 있습니다. 

과로로 숨진 20대 택배 노동자 장덕준, 서부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김용균, 광주 폐기물 처리업체 노동자 김재순, 영흥화력발전소 노동자 심장선, 직장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마사회 기사 문중원, 구의역 스크린도어 희생자 19살 김군, 폭발사고로 죽어간 광양포스코 노동자 a씨 b씨 c씨, 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40명의 노동자 무명씨들, 해마다 100명씩 죽어서야 고국으로 돌아가는 이주노동자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목숨을 건졌지만 부상과 질병으로 노동력을 상실한 노동자만도 매년 10만명을 헤아립니다. 이같은 죽음의 쳇바퀴를 멈춰 세우지 못하고 있는 동안 OECD 회원국 산재사망률 1위라는 치욕은 21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온 나라를 한 해 동안 공포와 불안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코로나19 사망자가 6백명이고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음주운전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이 하루 평균 1명, 연간 360명에 못미칩니다. 

코로나19와 음주운전에 대해 앞을 다투어 법령이 쏟아져 나오고 여론은 들끓지만 해마다 산업현장에서 노동자 2천명이 죽어가는 이 반문명, 비인간 사회에 대한 침묵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50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하청 노동자, 이주노동자의 목숨은 이토록 가볍고 값싸고 하찮단 말입니까?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은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40명이 숨진 이천 냉동창고 화재로 인해 기업주가 받은 처벌은 벌금 2천만원이었고 4명이 죽은 대형마트 질식사고는 벌금 400만원으로 서둘러 마무리되었습니다. 산업재해로 노동자가 죽어도 사망한 노동자 1인당 평균 벌금이 400만원인 것이 오늘 대한민국 노동현장의 민낯입니다. 

노동자의 목숨보다 이윤이 먼저인 기업, 위험한 일을 하청업체에 떠넘기고 죽음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기업주, 국가경쟁력을 내세워 사회적 타살에 침묵하는 정치인과 언론, 이 침묵동맹이 ‘사람답게 살고 싶다’며 불꽃이 되어 죽어간 전태일 이후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참혹한 노동현장에서 제2 제3의 전태일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한 노동자의 죽음은 아들과 딸의 죽음입니다. / 한 노동자의 죽음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죽음입니다. / 한 노동자의 죽음은 남편과 아내의 죽음입니다. / 한 노동자의 죽음은 한 가정의 죽음입니다. / 한 노동자의 죽음은 평생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려고 발버둥쳐온 한 고귀한 삶의 죽음이자 영혼의 죽음입니다.

국회는 당장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음주단속을 강화해서 음주살인을 막는 게 당연하듯이 국민을 감염병의 위협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강력한 예방조치를 하는 일이 불문의 여지가 없듯이 대한민국 노동자의 안전한 일터와 고귀한 목숨, 행복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을 서둘러야 합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사람 목숨보다 기업이윤이 먼저일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민주당 의원님들, 사랑하는 영암군민 여러분, 동참해 주십시오. 꽁꽁 얼어버린 이른 새벽에 일터로 향하는 발걸음이 해가 저문 뒤에는 아무 탈없이 다시 돌아와 가족과 함께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는 그 소박하고 간절한 노동자의 바람에 응답해 주십시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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