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크고 작은 문화행사가 취소되며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이 상설전 ‘안목, 그리고 공감’을 열고 지역민의 문화적 갈증해소에 나섰다.

지난달 26일부터 내년 3월 7일까지 열리는 상설전 ‘안목, 그리고 공감’은 하정웅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하정웅의 기증품 중 지역민, 관람객, 미술관 직원 등 미술관 사람들이 추천하는 ‘하정웅컬렉션’으로 꾸려져 많은 관람객들의 관심과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상설전은 미술관 사람들의 안목, 하정웅의 안목-이우환의 공간, 관람객의 안목 등 3개의 주제로 나뉘어졌다.

먼저, 미술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하정웅미술관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작품을 선정한 ‘미술관 사람들의 안목’은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따뜻한 그림을 그린 영암 작가 강철수, 일제강점기 조선화단에 큰 업적을 남긴 월북작가 정종여의 작품과 일본에서 이우환과 모노파운동을 함께 한 세키네 노부오가 그린 왕인 박사 그림 등을 만나 볼 수 있다.

다음으로 ‘관람객의 안목’에는 지난 8년 동안 하정웅컬렉션 중 관람객이 좋아했던 작품을 엄선했다. 파리에서 활동하며 파스텔톤의 색채로 여성을 그린 마리 로랑생의 작품과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자화상이 전시돼 근대와 현대의 두 거장이 그려낸 이미지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 사회적 사실주의 작가 벤 샨과 호안 미로의 작품 등 관람객의 사랑을 많이 받은 소장품들이 전시된다.

마지막으로 이번 상설전의 백미인 ‘하정웅의 안목-이우환의 공간’은 하정웅컬렉션을 대표하는 이우환의 작품 14점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하정웅 컬렉션은 이우환 작품들로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할 만큼 하정웅컬렉션의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하정웅의 안목-이우환의 공간’에서는 이우환이 하정웅에게 선물한 ‘선으로부터’ 등 12점의 작품은 물론 이우환을 특집으로 다룬 미즈에 미술잡지, 이우환이 하정웅에게 보낸 연하엽서, 이우환 부인이 하정웅 아내의 생일 선물로 준 ‘다이얼로그’ 등이 전시돼 하정웅과 이우환의 깊은 우정도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 기증자, 미술관 사람들이 추천하는 작품을 공유하는 자리다”며 “코로나19로 답답하기만 한 이때 다른 미술관에서 볼 수 없는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의 귀중한 소장품이 조그마한 위안이 될 수 있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