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69명의 작은 학교 신북초. 그 중 올해 졸업을 앞둔 13명의 6학년생들이 동생들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아주 작고 사소한 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이 아이들의 기특함은 추운 겨울 얼어붙은 우리네 마음을 녹이기에 넘치고도 남는다.

아이들이 계획하고 만들어낸 이별 프로젝트는 ‘굿바이 프로젝트’로 학교에 남을 동생들을 위해 방치되다시피 한 작은 동물모양 동상들을 문지르고 색칠해 세상에 하나뿐인 동상으로 재탄생 시켰다.

약 2주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프로젝트는 아이들의 마음에서 시작돼 아이들의 손으로 마무리 됐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6학년 박상진 군은 “동상이 오래돼서 페인트도 벗겨지고 부서진 곳이 많아 흉측하게 보여 색을 입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동생도 이 학교에 다니는데 내가 색칠한 동상이 이쁘다고 말해줘서 동생들에게 괜찮은 선물이 된 것 같아 굉장히 뿌듯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아이들의 아이디어를 들은 담임교사는 신북초와 오랜 기간 인연을 맺고 있는 아천미술관에 도움을 요청했고 아천미술관은 이 기특한 아이들을 위해 프로젝트에 필요한 재료와 조언은 물론 간식까지 마련했다.

아이들의 고사리 손에 들린 사포와 끌은 낡은 동상의 해묵은 칠을 벗겨내기 시작했고 아천미술관의 도움을 받아 기본 바탕색을 수차례 덧칠했다. 그 위에 알록달록한 꽃과 타일 모양의 무늬까지 넣으니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동상이 탄생했다.

6학년 정다영 양은 “사포와 끌로 오래된 페인트를 벗겨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할 때는 힘들었지만 완성하고 나니 너무 예쁘게 잘 색칠된 같아 뭉클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민동혁 담임교사는 “6학년 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인식하고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프로젝트를 통해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교사들과 학생들이 낙타와 기린 앞을 지날 때마다 정말 예쁘게 바뀌었다고 이야기해 아이들이 기특하고 고마운 마음이다”고 말했다.

한편, 매년 요양원 봉사활동과 감사 편지 쓰기 등 졸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신북초등학교는 앞으로 지역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