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역 곳곳에서 농작물재해보험 등의 보험금 산정을 놓고 갈등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긴 장마와 잇따른 3번의 태풍으로 한 해 농사를 망쳐버린 농민들은 피해를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보상해주길 바라지만 손해평가사들의 평가 과정과 결과가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는 탓이다.

갈등의 쟁점은 보상금을 산정하는 주요 과정인 피해율 평가방식인데 그 기준에 객관성이 결여돼 있다는 것이 농민들의 주장이다.

농민들에 따르면 현지 평가인과 손해평가사가 피해율 조사를 하지만 평가인마다 제각각으로 기준을 잡고 있어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울뿐더러 현재의 피해조사방식은 자연재해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농가의 부주의로 인한 감소를 명확히 구분할 수도 없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지난 세 번의 태풍으로 도복 등의 피해를 입은 서호면의 농민 A씨는 “연달아 닥친 태풍으로 피해가 막심한데 손해평가사들이 얼토당토 않는 잣대를 들이밀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삭 팰 때 태풍이 불어 흑수 피해가 심각한데, 콤바인 뒤로 빠져나가는 쭉정이까지 전부 다 합쳐서 무게를 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쭉정이도 나락이라며 포함을 시키다 보니 피해율이 말도 안 되는 수준이다”며 “나라와 전남도에서 국비·도비를 보험료에 보태주는 것은 농민들이 피해 입었을 때 보상해주라는 것인데 보험사에선 농민들 쪼아서 피해율 적게 잡아 이익 챙기고 성과급으로 둔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포면 농민 B씨 역시 “우리가 원해서 태풍 피해를 당한 것도 아닌데 지난해에 보상을 받았다는 이유로 올해 자기부담금과 보험료가 올랐다”며 “올해 30%가 넘게 수확량이 줄어 보상을 받으려고 보니 손해평가사가 피해 수준을 20%정도로 계산해놓고 기준에 못 미치니 보상해 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자연재해 발생 빈도가 잦아진데다 강도도 강해지며 수많은 농가가 경영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농작물재해보험의 실효성이 다시 한 번 고민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가의 손실을 보전해 줄 수 있도록 대상 품목 확대하고 가입 기준을 완화하는 등 현실에 맞게 수정·보완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영암연합회 관계자는 “보상 수준을 확대하고 보험료 할증 제도를 손보는 등 현장에서 나오는 농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실효성 강화를 지적했다.

한편, 영암군의회는 지난 22일 ‘농작물 자연재해 보상 대책 마련 촉구 결의문’을 채택하며 농작물 피해 현황·수확량 조사 실시, 공공기관 소유 경작농민 임대료 인하, 농지구입 정책자금 상환 연기, 전 농민에 자연재해 지원금 지급, 농어업재해보험을 전면 개편 및 재해보상금 신설을 정부와 영암군에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