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9월 1일, 독천초등학교에 통합되며 폐교가 된 학산서분교에 다시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영암의 아일랜드를 표방하며 지난 9월 문을 연 ‘엉클빈 힐링교육원’은 주말이면 400명이 방문할 만큼 ‘핫 플레이스’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엉클빈 힐링교육원’의 최경돈 대표는 12년 동안 미국에서 지내며 우리나라에도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학산서분교에 담아냈다.

넓은 잔디밭에는 동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알록달록한 나무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나무집 마을’과 가상체험을 제공하는 VR체험관 등 아이들을 위한 공간은 물론, 여러 분야의 책이 진열돼 있는 ‘작은 도서관’, 식사와 차를 즐기는 ‘화실&카페’는 물론 자개장과 요강, 도자기와 항아리 등을 전시해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만족 할 수 있는 ‘3대를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최경돈 대표는 “부모님들과 아이들, 어르신들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가족을 위한 공간이 목표였다”며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차근차근 채워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엉클빈 힐링교육원 곳곳에는 발길을 붙잡는 소품들이 가득하다.

본관 입구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비눗방울 총과 과자에 아이들의 시선은 고정되고 바로 옆 교실에 마련된 ‘쫀쫀이’같은 불량식품들은 부모들의 마음을 강탈한다.

긴 복도에 테마별로 진열된 소품들도 다양하다.

여심을 자극하는 아기자기한 소품과 향수, 장신구가 가득하고 수제만년필과 목공제품들은 아빠들의 발길을 잡는다. 90년대 사용됐던 휴대폰과 손때가 가득한 카메라, 캠코더는 부모들의 옛 향수를 진하게 자극한다.

80년대 교복이 가지런히 진열된 교실에 들어서면 ‘철수 레코드’라는 이름판이 눈에 띈다.

옛 카페의 DJ박스를 재현한 곳으로 최경돈 대표가 영업을 중단한 나이트클럽에서 찾아낸 조명을 달아 화려하고 신나는 느낌을 준다.

최 대표는 “지금은 교복체험과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지만 나중에 댄스컨테스트를 열 계획이다”며 “고고장의 느낌을 살려 추억을 잊고 살아가는 부모님들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노는 동안 부모들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가죽공예와 비누, 넵킨, 토피어, 원예치료, 팝아트 등 여러 가지 체험프로그램도 ‘원데이 클래스’로 진행된다.

이것저것, 볼 것도 만질 것도 많아서인지 이곳을 방문한 손님들은 느긋하게 시간을 즐긴다.

한 방문객은 “처음에는 아이들만 한두 시간 놀릴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하고 방문했는데 오히려 내가 힐링 받는 느낌이다”며 “넓은 잔디밭을 뛰노는 아이들을 보니 어렸을 적 친구들 생각도 나고, 무언가 아련한 느낌에 잡생각들이 날아갔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투박하지만 즐거운 시골의 느낌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엉클빈 힐링교육원을 열었다는 최 대표는 전국과 세계에 영암을 알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 대표는 “현재 호주와 미국의 학원들과 연계해 각자 나라의 문화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준비 중이다. 코로나19로 조금 느리게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르면 내년부터라도 각 나라의 아이들을 초대해 우리나라의, 우리 영암의 문화와 환경을 알려줄 계획이다”며 “은곡마을과 영암군을 연계한 유투브 방송도 계획 중으로 관광객들이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랜드마크로 성장시켜 영암군의 관광산업에도 힘을 싣고 싶다”고 밝혔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