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청, 청사 로비를 도서관으로 탈바꿈
혁신 정책으로 삶의 질 향상…대통령상 수상
혁신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늘 주민과 소통하며 생활 속 불편을 하나하나 해결하는 과정이 축적되는 가운데 혁신은 창출된다. 

서울 성동구청은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18년 정부혁신평가에서 226개 기초지방정부 중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받았다. 스마트 포용도시를 핵심 정책으로 펼친 성동구청은 주민 참여도가 높고 혁신적인 정책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비약적으로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가운데 단연 손꼽혔던 정책은 ‘성동책마루’였다.

성동구청 본청사의 1층에 위치한 책마루 도서관. 원래 구청사 로비였고 민원인들 대기 장소로 쓰이던 공간이었다. 2018년 1월, 이 공간이 차 한 잔하며 책을 읽고 담소도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공유 공간인 ‘성동책마루’로 바뀌었다.

성동구는 구청사를 이용하는 구민들이 구청에 와서 잠시나마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적극 수렴, 구청사 1층의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고심 끝에 책을 벗 삼아 힐링할 수 있는 복합문화도서관 ‘성동책마루’를 조성하게 됐다.

관공서라는 이미지를 최대한 탈피하고, 주민들이 마음 편하게 찾아와 업무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그렇게해서 조성된 ‘성동책마루’는 청사 1층 로비 유휴공간과 1∼3층 계단을 포함, 약 778㎡의 공간을 활용했다. 주목할 점은 친환경 소재를 이용했으며 어둡고 차가운 대리석 바닥보다 좀더 따뜻한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코르크 소재를 사용했다. 또, 클라우드 서가는 나무결이 예쁘고 친환경 소재로서 으뜸인 자작나무를 활용해 시설의 안전성과 쾌적함을 주고 있다.

일곱 공간에 제각각의 재미있는 스토리
폭염에 무더위쉼터로도 활용…“공유는 나눔”
성동 책마루는 클라우드 서가, 북웨이, 계단마당, 무지개라운지, 무지개아카이브, 무지개 도서관 계단, 북카페 등 독특한 스토리의 일곱 개 공간으로 구성됐다.

‘클라우드 서가’는 세 가지 크기의 박스들을 퍼즐처럼 쌓은 공간으로 최신 잡지, 신간도서, 기부도서 등 2만여 권의 책이 채워져 있다. 창가에는 사색과 독서를 즐기는 서가대가 배치되어 독서 애호가들이 좋아하는 장소로 꼽힌다. 따뜻한 날씨에는 아이들은 ‘북웨이’의 다락방, 부모들은 클라우드 서가에서 책을 보면서 우리 아이를 지켜볼 수 있다.

‘북웨이’는 4m의 높은 천정을 활용해 어린 시절 다락방의 기억을 담아서 어린이가 다락방에 올라가면 안락하고 포근한 감성으로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도록 어린이도서로 가득 채웠다. 그리고 어린이 벤치는 친환경소재로 만든 포켓벤치로서 무지개라운지와 동일하게 일곱가지 무지개 색으로 스툴의자가 마련되어 엄마와 아이와 함께 집에서 편안하게 소파에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계단마당’은 1층 로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다. 많은 사람들의 기다림과 만남과 휴식의 장소로 책과 함께 누군가를 즐겁게 기다리는 공간이다. 때로는 소규모 강연과 공연을 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기도 한다.

‘무지개라운지’는 성동구의 상징인 일곱 색의 무지개 색으로 꾸며진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은 독서와 담소의 공간으로서 가족끼리 책을 읽는 가족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점심시간에는 구 직원들이 팀별로 앉아 소통하는 장소로 활용된다. 또한 무지개라운지는 비전갤러리 역할도 가능해 그림, 서예, 공예작품 등 다양한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무지개아카이브’는 서가높이 13.2m로 책마루의 랜드마크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서가는 형형색색의 모형책과 구민 한명 한명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던 책을 기증받아 배치할 예정이다. 앞으로 기증도서의 날을 정해 도서를 기증받아 밑에서부터 위로 차곡차곡 채워진다.

‘무지개도서관계단’은 3층에 있는 무지개 도서관와 연결하는 공간이며 계단으로 올라가는 난간과 조명으로 성동 책마루의 전체를 볼 수 있는 장소다. 성동 책마루의 탁트인 조망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북카페’는 커피향기가 가득한 성동책마루의 중앙에 위치하였으며 기존의 작은 커피숍을 중앙에 전진 배치해 다양한 조명과 함께 커피의 향을 즐기면서 차분하게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카페 분위기를 연출했다. 커피와 책이라는 두 가지의 어울림이 성동책마루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북카페는 성동구 내 청년창업과 시니어취업 등 일자리창출 지원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돼 앞으로 일자리창출에 도움을 주는 의미 있는 카페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영유아들에게 다양한 놀잇감을 접하고 장난감 구매에 따른 재정적 부담 해소를 위해 ‘무지개장난감세상’도 운영하고 있다. 연회비 1만원으로 회원 가입 후 장난감 대여가 가능하며 놀이체험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성동책마루는 운영은 성동문화재단 공연사업팀이 담당하고 있으며, 구청사 1호점에 이어 평생학습센터인 독서당 인문아카데미 1층에 2호점, 성수아트홀에 3호점까지 낸 상태다. 365일 내내 문을 열고, 폭염이 이어질 때는 철야로 운영해 에어컨 없는 주민들이 무더위를 피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성동책마루 관계자는 “공유는 단순히 같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 관계를 만들어 내는 나눔이다”라며 “관공서를 단순히 행정을 수행하는 데서 벗어나 주민과 공유하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