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성 참발효연구소 대표

“된장은 크게 메주와 소금물을 부어 익혀 간장을 떠내고 남은 건더기에 소금을 넣어 만드는 것과, 간장을 떠내지 않고 만드는 것이 있다. 청국장(전국장)·막장·담북장·빰장·빠개장·가루장·보리장 등도 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장은 지역에 따라 독특한 제법을 형성하기도 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 여름에 뚱딴지 같이 무슨 된장이야기가 나올까?
보통 기온이 낮은 계절에 메주를 만들고, 장을 담갔던 이유는 긴 시간동안 발효 숙성되는 시간동안 장의 변패위험을 줄이고 맛 좋은 장을 얻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장 이외에 각 지역마다 독특하고 특징적인 지역장이 있었다.
강원도의 ‘막장’, 경상도 지역의 ‘시금장’, 전라도 지역의 ‘깻묵장’과 ‘묵덕장’ 같은 지역장이 대표적이다.

묵덕장은 함평, 무안, 영암과 같은 남도지역 여러 곳에서 만들어 먹었다. 
냉장고가 보급되기 전에는 설 명절 이전에 김장김치가 빨리 시어져 묵은 지가 됐다.
이러한 묵은 지는 장을 담그기 위해 만들어 놓은 메주를 이용하여 ‘설’이나 ‘보름날’과 같은 특별한 날 별미로 묵덕장을 만들어 먹었다. 
묵은 지에 메주를 떼어 넣는다 해서 ‘뗀 장’ 항아리를 두엄 속에 넣어 익힌다 해서 ‘두엄 장’이라고 불리기도 한 묵덕장은 속성으로 3~4일 만에 익혀먹기 위해서는 밥 지은 아궁이에 항아리를 넣고 온기가 있는 재를 항아리 주위에 반복적으로 둘러주어 속성으로 익혀 먹기도 하였다.
이러한 묵덕장은 오늘날 묵은 지를 보면서 옛 음식을 기억하는 몇 몇 어른들에게만 회자되는 잊혀져간 남도의 음식이다.

묵덕장에 대한 내용에는 영암도 포함되어 있다.
남도의 장이자, 영암의 장으로도 명명할 수도 있는 묵덕장을 옛 방식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김치의 보관이 길어진 오늘에 와서는 무더운 여름날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하면 더욱 좋을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