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분청의 명맥을 잇고 있는 정수미 도예가의 작품이 영암도기박물관에서 ‘지역작가인트로전’을 통해 소개된다.

군서에서 월출산도예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정수미 도예가는 서울, 부산 등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에서도 다수의 전시회를 연 베테랑 작가로 이번 초대전은 오는 11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정 도예가의 작품들은 전통도자의 표현기법 중 분청의 박지, 조화, 귀얄 기법 등을 능숙하게 활용됐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꽃, 보리 또는 벼의 이삭을 문양으로 표현하거나 기하학적 추상문양을 패턴으로 전환해 장식한 항아리와 오리형상의 솟대, 찻그릇 등 조형과 실용을 넘나드는 작품을 동시에 선보인다. 

이번 전시품은 작가 본인의 옛 시절의 기억을 담은 작품인 ‘연정’, ‘만추’와 함께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학으로 연출해 낸 ‘시선’, 활짝 핀 국화의 아름다움을 담은 ‘만개’, 미니분청 365개에 화려하게 염색된 안개꽃을 꽂아 만든 꽃길속의 가족을 그려낸 ‘사랑’, 무상무념의 상태를 표현한 ‘회귀’ 등이 소개된다. 

정수미 도예가의 작품은 물레성형을 중심으로 문양의 변화를 통해서 작품에 변화를 주기도 하며, 항아리 몸통에 점토를 덧붙여 마치 천으로 항아리를 감싼 효과를 내거나, 솟대 작품의 경우 전체적인 구조를 이루는 부분 부분이 물레성형으로 이루어져 물레성형을 고수하는 작가의 작품에 대한 철학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몸통이 둥글고 목이 가늘어지다가 입부분이 나팔처럼 퍼진 병을 옆으로 눕혀 오리의 몸통으로 재해석한 작품은 물레성형에 대한 작가의 해학적 접근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정수미 도예가는 “분청이 갖는 편안함과 투박함의 매력을 담으려 노력하지만 늘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상실감을 느끼는 관람객의 마음이 내 작품을 통해 따뜻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