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살고 싶은 행복마을 만들고 싶어요”

김인순 남도차문화교육원장
[2020년 6월 26일 / 제275호]
신은영 기자l승인2020.06.26l수정2020.06.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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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영암에살다
지난해 영암군이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됐다. ‘여성의 성장과 안전, 행복이 보장되는 곳’이라는 뜻의 여성친화도시. 영암 속에서 치열하고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을 만나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슬펐던 그녀들의 인생이야기를 들어본다.

남편과 함께 한옥민박 ‘월인당’을 운영하며 모정행복마을 가꾸기에 앞장서고 있는 김인순 남도차문화교육원장을 만나 그간의 살아온 이야기를 나눴다. 김 원장은 과하지 않게 화려한 꽃이 수놓아진 새하얀 한복을 입고 반달을 연상케 하는 따듯한 웃음을 머금은 채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완도와 해남, 그리고 경기도에서 수학교사로 재직하던 김인순 원장은 30대 초반의 나이에 갓 돌 지난 아이를 품고 남편의 고향인 군서 모정마을로 돌아와 중풍으로 몸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십 수 년간 모셨다.

“나고 자란 곳이 담양과 광주의 경계지역이었어요. 지금은 광주호 밑에 가라앉은 수몰지역이다보니 다시는 갈 수 없다는 생각에 아름다운 추억과 그리움이 더 짙어요. 내 아이를 흙을 밟고 자랄 수 있는 시골에서 키워야겠다는 결정도 어렸을 적 추억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죠. 남편도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향수가 깊었던지라 내 의견을 존중해줬어요. 사실 영암이 아닌 다른 지역을 물색 중이었는데 그 당시 시어머니의 건강이 갑자기 안 좋아져서 우리가 모셔야겠다는 생각에 영암으로 내려오게 됐죠”      

부부 스스로가 대도시에서의 생활보다는 고즈넉한 시골에서의 삶을 택했다고는 하지만 모든 것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영암에 내려와서 입시학원과 속셈학원을 운영했었어요. 스트레스 많이 받았죠. 당시에 영암은 입시열이 굉장히 높았었어요. 그렇다보니 자기주도학습을 권장했던 제 생각과는 달리 그냥 많은 양의 교육을 원하는 부모님들이 많았죠. 하루 종일 학교에서 공부하다 온 애들에게 얼마나 더 많은 양의 공부를 시켜야 하는지 이해가 안됐어요. 그때 ‘아 학원은 오래할 일이 아니구나’하고 느꼈죠. 비단 그 문제 때문만은 아니지만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겹치다 보니 자연스레 문을 닫았어요”
그저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삶을 원했던 김 원장 부부의 소망은 아주 작았다.  

‘누정마루 달린 아궁이방 하나’, 그것이 지금의 월인당의 시작이 됐다.

“남편이 워낙 한옥을 좋아했어요. 여행을 가면 항상 한옥을 찾아다녔죠. 이 마루는 이래서 아름답고, 저 처마는 저래서 웅장하다. 관심이 많은 만큼 공부도 많이 했고 또 그만큼 한옥에 대한 욕구도 높았어요. 그러다 한 신문의 아주 작은 기사에서 전남도가 한옥민박사업을 추진한다는 정보를 본거에요. 우여곡절 끝에 그 사업에 선정되면서 월인당을 올리게 된 거죠”

작은 시골마을이었던 모정마을을 전국이 주목하는 행복마을로 탈바꿈시킨 김 원장은 여성이 돌아오는 시골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많은 여성들이 귀농·귀촌을 꺼리는 이유는 대부분 ‘불편’해서죠. 문화적 혜택을 못 받는데다 장 한번 볼라치면 읍내까지 차로 한참을 가야죠. 하지만 이런 문제들을 다 상쇄할 만큼 큰 메리트가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죠. 여성이 살고 싶은 시골마을이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살고 싶다는 얘기가 돼요. 앞으로 우리 모정마을을 여성이 살고 싶은, 여성이 찾고 싶은, 여성이 귀촌하고 싶은 마을을 만드는 것이 목표에요. 더 열심히 노력해야죠”

모정행복마을을 이루기까지 무려 20여 년을 바쳤다는 김 원장은 현재 남도차문화교육원과 남도풍물놀이교육원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 마을에 왔을 때 남편의 항렬에 따르는 호칭문제가 굉장히 곤란했어요. 하지만 마을사람들 모두가 참여한 ‘모정달맞이풍물단’을 결성하면서 그런 문제들이 모두 사라졌어요. 서로의 마음이 통하니 호칭이야 아무 문제가 안 되는 것이죠. 나에게 풍물놀이는 스트레스 해소의 창구이자 사람들과 나를 잇는 동아줄이에요”

김 원장은 매일 아침 ‘번개 맞은 이팝나무’에 기도를 올린다. 벌써 10년이 넘었다.

가족의 무탈을 기도하는 것은 물론 마을사람들 한명 한명씩 머리에 떠올리며 그들만을 위한 기도를 올린다. 심지어 군인들의 안전과 정치인들의 앞길을 빌기도 한다.

김 원장은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무탈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를 올리고 있어요. 모두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 뿐 입니다”라며 앞으로의 바람을 갈음했다.

신은영 기자  news@woor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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