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안 쓰믄 못 오게 해야제”

다시 문 연 마을회관, 서로 ‘생활 속 거리두기’ 열심
마스크미착용 출입금지에 주머니 속 마스크 나누기도
[2020년 6월 26일 / 제275호]
노경선 기자l승인2020.06.26l수정2020.06.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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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폐쇄됐던 지역 내 마을회관들이 지난 22일 일제히 자물쇠를 풀고 주민들을 맞았다. 전국적인 확산세는 주춤 하다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터져 나오는 확진자 소식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개방 이틀째인 23일, 영암종합복지회관을 찾아 우리의 일상 속에 스며든 코로나19 대응을 살펴봤다. 회관 개방과 함께 공동급식이 시작된다는 반가운 소식에 이른 오전부터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삐-36.4도’, 정문에 앉아있던 조동길 총무가 방문객의 이마에 체온계를 갖다 대고 ‘이상없음’을 알리자 마스크를 쓴 채 손 소독제를 바르던 주민은 방명록을 작성하고 회관 내 경로당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 뒤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한 어르신이 눈에 띄었다. ‘입장을 못 하시겠구나’ 걱정하던 찰나, 앞 서 들어간 어르신이 ‘정신을 얻다 놓고 댕겨’라며 타박과 함께 주머니에서 마스크 한 장을 건넸다.

이 어르신들을 따라들어 간 경로당에는 10여명의 어르신들이 띄엄띄엄 앉아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모두 다 마스크는 착용한 상태였다.

한 어르신은 “얼마나 좋은지 몰라. 똑같은 방송을 보더라도 혼자서 멍하니 보는 것보다 같이 얘기하며 보는 것이 좋지. 이렇게 두런두런 얘기하며 모여 앉은 것이 얼마만이야”라며 반가움을 표했다.

다른 어르신도 “우리도 이제 젊은 사람들보다 더 조심하지. 전동차에도 마스크 두어 개 갖다놨어. 회관 올 때 쓰려고”라고 거들었다.

오전 11시가 조금 지나 군청과 읍사무소 직원들이 마을 어르신을 제외한 외부인과 마스크 미착용자의 출입 금지 안내와 함께 손소독제 사용과 1m 이상 거리두기, 잦은 환기 등 철저한 개인위생을 당부하는 내용의 안내문을 들고 복지회관을 찾았다.
두 팀으로 나눠 식사를 진행하기 위해 평소 12시던 식사시간을 약 20분 정도 앞당겨 시작했다. 식사를 위해 경로당 문을 나선 어르신들이 두세 발걸음 떨어져 대기했다.

임영섭 경로회장은 “어제 떨어져서 줄을 서야한다고 안내를 했더니 이제는 알아서 줄을 잘 서신다. 식사를 기다리느라 많이 시장하실까봐 20분 정도 식사시간을 당겼더니 아주 만족해 하신다”고 말했다.

식당 안, 식판을 든 어르신들이 임영섭회장과 읍사무소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식탁의 한 쪽으로만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한 줄로 앉아 서로 등을 대고 식사를 하는 방식이다.

부지런히 식사를 준비하던 식당 관계자는 “교대로 식사를 하게 되면서 우리의 일은 2배로 늘어났지만 오랜만에 하는 공동급식에 기뻐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힘든 줄도 모른다”며 웃어 보였다.

군 관계자는 “마을회관 개방에 있어 많은 위험과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르신들의 식사문제 해결과 독거에 대한 문제가 더 중요시하다고 판단해 회관을 개방하게 됐다”면서 “영암군도 주민들도,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경로당 이용수칙과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등 노력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노경선 기자  demat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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