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대한민국 대표 밥도둑으로 군림했던 ‘연탄 불고기’, 지금은 준비과정이 까다롭고 연탄을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연탄 불고기를 선보이는 식당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쨍쨍 찌는 여름에도 손님들의 만족스러운 한마디만을 기대하며 뜨거운 연탄으로 불고기를 조리하고 있는 식당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신북의 ‘엄마쌈밥’

지난 1월 문을 연 ‘엄마 쌈밥’은 몇 개월 되지 않은 영업기간에도 불구하고 점심시간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맛집’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헌데, 연탄불고기를 메인에 걸고 운영되고 있는 이 식당의 대표 김윤영 씨는 의외로 식당의 대표메뉴로 연탄불고기가 아닌 채소를 꼽는다.

이유는 바로 상추, 배추, 깻잎, 쑥갓, 쌈추, 적근대, 치커리, 열무, 케일 등 쌈 채소는 물론 양념과 반찬에 들어가는 다양한 채소를 직접 길러 내어놓는다는 것.

김 대표는 식당 인근 400평의 밭과 100평 규모의 하우스 시설에서 식당에서 사용하는 거의 모든 재료를 직접 재배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또, 뛰어난 밥맛으로 정평이 높은 일미벼와 솥 밥에 최적화 된 영호진미를 100마지기 논에서 친환경 우렁농법으로 길러 제공한다.

신선한 채소위에 오른 진한 풍미의 흰 쌀밥만으로도 충분히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을 테지만 여기에 그윽한 연탄 향을 품은 담백한 돼지불고기가 더 해진다면 무슨 말이 필요할까.

2주에 한 번씩 광주의 연탄공장에서 공수해오는 ‘구공탄’이 내뿜는 열기와 향을 걸쳐 입은 돼지불고기는 어렸을 적 향수를 자연스레 소환한다. 특히, 알싸하면서도 달달한 채 썬 양파위에 쌓인 불고기는 자극적으로 짜지도 달지도 않아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의 입맛에도 ‘딱’이다. 은근한 연탄불에 구워 기름기가 쏙 빠진 불고기지만 조금의 느끼함도 용서치 못하겠다면 쌈밥정식과 비빔밥에 나오는 우렁쌈장에 밥을 비벼 채소를 곁들여도 좋다.

작은 돌솥 안에서 바글바글 끓으며 군침을 돋우는 우렁쌈장은 시종면에서 친환경으로 길러낸 100% 국내산 우렁이를 사용해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며 많이 짜지 않아 쌈장대신 고기쌈에 올리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전국의 직장인들이 최고의 점심메뉴로 꼽는 제육볶음도 식당을 찾은 손님들을 줄 세우는데 큰 몫을 한다. 국내산 오겹살을 사용해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지방 맛을 내뿜는 제육볶음은 우렁쌈장과 함께 쌈밥메뉴로 만나볼 수 있다.

바쁜 점심시간, 느긋한 쌈을 즐길 수 없다면 우렁된장찌개와 돼지김치찌개, 우렁비빔밥을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는다. 물론 이 메뉴들도 직접 담은 김치와 우렁이를 사용해 다른 식당에서는 맛보기 힘든 맛을 뽐내지만 테이블 위에 깔린 밑반찬들만으로도 충분한 한 끼 식사가 가능하다. 계절 따라 나오는 제철 나물과 장조림, 총각김치, 깻잎, 갓김치, 젓갈, 도토리묵, 미역줄기볶음 등 말 그대로의 ‘엄마 손맛’을 담은 반찬들은 이 식당의 간판메뉴로도 손상을 없을 정도다.

김윤영 대표는 “내 가족들이 못 먹는다면 누구한테도 내놓을 수 없다는 신념으로 운영을 하다 보니 많은 손님들이 찾아주신다고 생각한다”며 “한 분도 서운하지 않는 서비스로 항상 보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