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저 이제 교문으로 나가요”

지난 16일 오후 4시 30분 경, 영암중학교 정문 앞에 세워진 택시 기사의 전화기 너머로 낭랑한 아이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몇 분 후 학교를 나선 2명의 아이가 택시 문을 열고 “다녀왔습니다~”하고 택시기사와 친근하게 인사를 나눴다.

마치 친삼촌처럼 반갑게 아이들을 맞이하는 이 택시의 정체는 바로 영암교육지원청이 운영하고 영암군청이 지원하는 ‘에듀택시’다.

지난해 전라남도교육청이 농어촌 교육 활성화와 작은 학교 살리기 차원에서 도입한 ‘에듀택시’는 택시회사와 계약을 통해 교통이 취약한 읍·면에서 통학하는 초·중학교 원거리 통학생의 택시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5월부터 시범운영을 거치고 그해 2학기부터 정식사업으로 자리 잡은 ‘에듀택시’는 올해 신청접수 결과 덕진·금정·도포초등학교 학생 17명과 영암·낭주·삼호중학교 학생 31명 등 총 48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학부모 설문조사 결과 97.8%가 ‘매우 만족 또는 만족’이라 답할 만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바쁜 아침에 여러 번 버스를 갈아타야하는 번거로움을 덜어 통학시간이 짧아지고 학습 효율은 올라가니 자연스레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다.

군서에서 통학을 하고 있는 영암중학교의 한 학생은 “예전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오랫동안 버스를 타야 해 학교에 오면 졸리기도 하고 집중도 잘 안됐지만 택시를 타고 학교에 빨리 도착해서 그만큼 여러 가지 학습준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차량 1대가 여러 지역을 돌아 4명의 아이를 태우다보니 신입생들을 중심으로 친구들과의 교우관계가 훨씬 돈독해졌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에듀택시’를 이용 중인 한 학부모는 “올해 입학하게 된 아이가 등교입학이 늦어지며 친구를 사귀는데 조금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에듀택시’를 같이 타고 다니는 아이들과 가깝게 지내는 것을 보고 한시름 덜었다”며 “학부모 입장에서도 아이를 등하교 시키는데 썼던 시간을 다른 곳에 할애할 수 있어 굉장히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영암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시범운영했던 지난해 1학기에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했지만 차근차근 해결하다보니 어느덧 우리 지역의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며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님들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는 사업인 만큼 영암군과 더욱 긴밀한 협조를 통해 소외받는 아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검토해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도내 21개 시·군 155개 학교에서 1063명의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는 ‘에듀택시’는 지난해 말 교육부가 농어촌학교 특색프로그램 운영 지원을 위해 개최한 ‘국가시책사업 시·도교육청 담당자 협의회’에서 우수사례로 소개, 전국 시·도교육청으로부터 벤치마킹 문의가 줄을 잇는 등 전국적인 확산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