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이 아니면 찾기 힘든 작은 골목에 자리했지만 어느새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입소문을 탄 카페가 있다.

바로 ‘카페 시암’. 이제는 건너편에 영암기록관이 들어서며 많은 사람들이 오갈 거리이지만 예전에는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말 그대로 숨겨진 ‘커피 맛집’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시암’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깊은 대화가 절로 나올만한 은은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고 화사한 미소를 가진 두 자매의 친절한 인사는 덩달아 웃음을 짓게 한다.

어느 카페든 대표메뉴로 전 국민이 사랑하는 ‘아메리카노’를 꼽을 수 있지만 아메리카노를 ‘잘’ 하는 카페는 드물다. 하지만 ‘시암’의 아메리카노는 뭔가가 있다. 지난 2017년 문을 열고 어느덧 만 3년차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조윤정·조수희 자매는 커피에 있어 남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다.

‘시암’은 개업 당시 약 20여 가지의 커피원두를 테스트한 후 원두 중 고가로 이름 높은 ‘아라비카100 유기농원두’를 선택했다. 원두는 보통 유통기한이 1년은 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다른 카페에서는 길게는 몇 개월 치를 사서 보관하지만 ‘시암’은 1~2일에 한번 씩 원두를 공수한다. 배송료 등 돈이 더 들지만 커피 맛을 위한 선택이다. 

커피 한 잔에 들어가는 원가를 낮추면 이익은 많이 남지만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의 철학은 간단하다. ‘주인이 맛 없으면 손님도 맛 없다’

출출한 오후 ‘시암’에 들르면 달콤 촉촉한 허니브레드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바게트볼로 허기를 지워낼 수 있다. 단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시암’만의 쌉쌀하고 고소한 커피와 촉촉하고 달콤한 빵에 너무 깊이 빠져 다이어트가 물 건너 갈 수 있다는 것.

어느덧 찌는 듯한 무더위가 찾아왔지만 ‘시암’에서라면 문제될 것 없다. 남녀노소 좋아하는 여름의 단골메뉴 ‘팥빙수’가 등줄기에 흐른 땀을 시원하게 날려준다.

팥빙수에 들어가는 콩고물과 인절미는 인근의 방앗간에서 그때그때 준비하고, 팥빙수의 핵심 ‘팥 고명’은 농장에서 받은 팥을 직접 조리해 마트에서 파는 통조림 팥으로 만든 팥빙수와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은 맛을 선사한다.

팥을 싫어하는 손님들을 위해 치즈망고, 요거베리 등 다양한 빙수 메뉴가 준비 돼 있다.

사실 ‘시암’의 전 메뉴는 수제로 설명이 가능하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대추차와 생강차, 모과차 등 차 메뉴는 모두 재료를 사다 직접 만들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또, 딸기라떼와 달고나 라떼 등 시원한 음료에 들어가는 수제청은 물론 젊은 사람들이 많은 메뉴에 가미하는 버블도 직접 삶아 조리한다.

최근 새롭게 개발한 ‘마 쥬스’도 농장에서 직접 신선한 마를 받아 사용해 마가 생소한 어린아이는 물론 어른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시암’을 운영하고 있는 조윤정·수희 자매는 “시암을 오픈하며 가장 크게 생각했던 것이 첫째 원두와 재료의 신선함, 둘째 친절하고 친근한 서비스였다. 시암을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이 만족할 수 있는 음료를 만들기 위해 신선한 재료를 아끼지 않다보니 이제는 많은 분들이 우리의 진심을 알고 찾아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며 “자만하지 않고 정성과 진심이 묻어나는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암이 선물하는 신선하고 맛있는 음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 반까지만 맛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