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몸도 고된데 막걸리 한 잔 하고 해”

미암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A씨는 모내기를 하던 중 이웃들과 함께 막걸리를 마시고 1톤 트럭을 후진하던 중 인근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추돌했다.

다행히 경미한 부상에 그친 피해자는 자동차보험으로 처리하지 않고 간단한 치료만 받았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처럼 바쁜 영농철 지친 몸을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새참과 함께 곁들인 술 한 잔이 이제는 가정경제를 뿌리 채 흔드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일부로 개정·시행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 따른 것으로 개정된 표준약관은 음주운전의 자기부담금 강화, 군인 등에 대한 대인배상 기준 개선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개정된 표준약관의 주요내용은 운전자가 음주사고나 뺑소니 사고를 낼 경우 기존 400만원이었던 자기부담금을 앞으로 최고 1억5400만원까지 부담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더라도 임의보험을 들었을 경우 의무보험에서 규정한 대인 300만원, 대물 100만원의 자기부담금만 내면 민사적 책임을 면했지만 이제는 임의보험 자기부담금으로 대인 최대 1억원, 대물 최대 5000만원을 보상하도록 개정된 약관에 따라 최고 1억5400만원까지 물어야 한다.

즉, 새참으로 곁들인 막걸리 한 잔이 패가망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한 지역민은 “사실 영농철에는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술 한 잔 걸치고 농기계나 화물차를 운전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비단 보험문제를 떠나 이제는 농촌사람들도 음주운전은 절대 안된다는 생각을 깨우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영암경찰서는 영농철 음주운전을 근절하기 위해 상시적으로 불시에 음주단속을 펼쳐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