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영암초등학교 앞은 모처럼 붐볐다. 이날부터 유치원생, 초1~2학년 학생 150여명이 등교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코로나19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잠정적으로 연기돼 왔던 학생들이 지난 20일 고3학년 학생들을 시작으로 등교개학에 나선데 이어 이날에는 초등학교 저학년들과 함께 중3과 고2 학생들도 등교에 나서게 된 것이다.

모처럼 만의 학교 등교인 탓에 어린아이들과 자녀의 등교를 돕기 위해 학교를 찾은 학부모들의 얼굴 표정에서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학교의 모습이지만 하나같이 얼굴을 뒤덮은 마스크에 학교 정문 앞에서 나눠주는 개인 컵과 TV에서나 볼 법한 열화상 카메라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모처럼 만에 학교로 등교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교직원들도 반가운 마음이 크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스러운 마음도 비쳤다. 이날에는 영암교육지원청 김성애 교육장과 우승희 도의원, 이삼행 영암교육참여위원장, 한길승 교장 등 교직원들이 함께 아침 일찍부터 모두 나와 학교 현관에서 처음 등교하는 아이들을 반기면서 발열 체크를 위해 간격을 둬 줄을 세우고 안내를 하는 등 낯설어하는 아이들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했다.

특히 한 교장은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되기 전 미리 학교 주변을 꼼꼼히 살피며 아이들의 안전에 위해요소는 없는지를 확인하기도 했다.

한길승 교장은 “어렵게 등교개학을 했는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며 “학부모님들이 학교를 믿고 소중한 자녀를 학교로 보내주시는 만큼 조금의 위험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저를 비롯한 교직원 모두가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녀들의 등교에 함께 학교로 나선 학부모들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자신보다 더 큰 책가방을 메고 학교 현관을 들어서는 자녀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는 엄마에서부터 바쁜 출근길에도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와 “마스크 벗으면 안돼”라며 신신당부하는 아빠까지 코로나19바이러스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가운데 진행되는 등교수업에 조금은 걱정이 앞서는 모습이다.

한 학부모는 “코로나19 때문에 아이가 매일 집에만 있어 학교에 갔으면 했는데 막상 학교에 간다고 하니깐 제가 긴장돼서 잠을 못 잤다”며 “아이가 1학년인데 잘 적응할까도 걱정이지만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꾸준하게 나오는 상황이라 그게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애 교육장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등교를 시작해 학부모 염려가 크겠지만, 영암교육은 철저한 방역과 학사운영으로 최선을 다해 감염 예방 방안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며 “각 가정에서 등교 전 자기건강상태 일일점검과 등교 시 마스크 착용에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 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