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다섯 차례나 연기된 등교개학이 지난 20일 고3학생들 먼저 시작되며 한동안 텅 비어 썰렁하기만 하던 교실과 강당이 웃음소리로 가득찼다.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보며 나누는 친구와의 대화에 한 없이 밝기만 한 학생들의 표정이 마스크 너머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아침 영암여자고등학교. 현관 앞에서는 교사들이 정문을 넘어 하나 둘 들어오는 학생들을 맞이했다. 

학생들은 교문을 지나 교직원들이 1m 간격으로 바닥의 붙여놓은 안내 스티커를 따라 교실로 이동했다. 교직원들은 이동경로 사이에서 학생들에게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거리두기를 당부했다.

손 소독제로 손을 닦고 건물 안으로 들어간 학생들은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여부를 체크하고 교직원의 안내에 따라 각자 교실로 이동했다.

코로나19는 학교의 많은 부분을 바꿔 놓았다. 짝꿍과 나란히 앉았던 교실의 책상들은 한 줄로 자리했으며 화장실도 정해진 시간에, 점심식사도 교대로 해야 한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짓던 미소도 이제는 마스크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학생들과 교사들은 교실에 있다는 것 자체가 마냥 기쁘다는 듯 모두 밝은 표정이었다.

영암여고 학생 A양은 “평소에 그렇게 가기 싫던 학교였는데 코로나19로 집에서만 지내다보니 학교생각이 절실했다”며 “어제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잠을 설칠 정도였다”며 등교개학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학생 B양은 “고3이다보니 곧 여러 가지 시험을 봐야하지만 지금은 그 생각보다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났다는 것이 너무 좋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이전처럼 생활할 수는 없겠지만 잘 적응하면서 수능준비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영암여고 교사 C씨는 “코로나19때문에 모두 불안감을 느끼고 있고 수업 등 학교생활이 예전과 많이 달라질 것이다”며 “모든 것이 막막하지만 학생들을 위해 이전보다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날 고3학생들을 비롯해 지역 내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인 초등 10개교, 중학 7개교도 등교수업을 시작했다.